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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ankofficial May 26. 2023

창업과 직장인 사이에서 고민이라면

사업과 회사생활을 두루 경험한 블랭크 상품기획자 유건님 이야기 

바야흐로 대퇴사 시대입니다. 안정적인 직장은 옛말, 이제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직업’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고요. 공무원과 대기업을 선호하던 시대가 저물고 창업과 직장인 그 사이에서 고민이 많습니다. 


이 고민에 대한 해답은 될 수 없지만 힌트는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직장인과 창업을 거쳐 다시 회사로 입사한 블랭크 상품기획자 김유건 님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먼저 자기소개랑 이전 경력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심플하게 살려고 노력 중인 ENFJ 김유건입니다.

패션, 라이프스타일, 뷰티에 관심이 많아 20대 초반에는 러쉬코리아에 입사해 핸드메이드 화장품 만드는 일도 해보고 가구를 제작해보고 싶어 목공과 용접을 배우기도 했었습니다. 이후에는 직장 생활과 카페 창업을 거쳐 연남동에서 소품샵을 운영했었습니다. 현재는 사업체를 인계하고 블랭크의 상품기획리더로 일하고 있습니다.


경력이 매우 다채로운데, 그 과정을 좀 자세히 말씀해 주세요. 카페 창업과 소품샵은 어떻게 하게 되셨는지요. 사업은 잘 되셨는지도 궁금합니다.  


- 가구 디자인을 해보고 싶어 무턱대고 목공과 용접을 배웠었는데요. 당장 배운 기술로 무언가를 하기에는 막연했습니다. SNS가 발달한 때도 아니었고요. 그러다 좋은 기회로 투자를 받아 카페 창업을 맡게 되었는데요. 작은 소가구나 집기를 디자인할 기회도 생겼고 F&B브랜드 기획과 공간디자인, 인테리어와 매뉴얼 전반, 실제 디자인 작업 등을 담당하며 하나의 브랜드를 만들고 운영해 보는 큰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100평 정도 꽤 큰 규모의 브런치 카페라 반응도 좋아서 이후에는 프랜차이즈 회사로 발전을 했습니다. 카페는 아직도 운영되고 있고요. 이때 사업이란 이런 것이구나를 알게 된 것 같아요. 저는 매출의 일부분을 가져가는 구조여서 더 열심히 운영을 했습니다.


첫 사업부터 비교적 성공을 하셨는데, 소품샵은 어떻게 열게 되셨나요? 


-프랜차이즈 회사가 만들어지며 카페를 포함해 다른 류의 F&B 브랜드도 론칭을 하게 되며 5년 정도 근무를 했는데요. 투자를 하신 분이 따로 계셔서 제 회사는 아니었어요. 제 브랜드를 갖고 싶다는 생각에 사업을 시작한 것이 연남동에 있는 소품샵이었습니다. 오프라인 스토어로 먼저 시작했고 운영을 하면서 디자인, MD, 인테리어, 제품제작, 마케팅 등 모든 업무를 전부 혼자 했어요. 코로나 시기를 버티면서 보낸 기간이 있긴 했지만 운이 좋게도 홈데코 제품들이 선전을 해 준 덕에 매출도 잘 나왔습니다. 


잘 되셨다고 했는데, 얼마나 버신 건지 궁금한데요? 


잘 나오는 달 기준 순수익으로 월에 2천만 원까지 나왔어요. 


유건님이 입사 전 운영했던 연남동 소품샵 



개인사업이 그렇게 잘 되셨는데 회사에 입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오히려 매출도 늘고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나니 이 영역에서 매출의 끝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역설적으로 여기까지인 것 같다는 한계도 느꼈고요. 카페, 소품샵을 하며 오프라인 성공 공식은 알 것 같았는데 온라인과 마케팅이 특히 어려웠어요. 코로나 시기를 겪다 보니 온라인 커머스와 마케팅을 정말 잘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때 블랭크라는 회사가 생각났어요. 이전에 지원한 적이 있었는데 입사로 연결되지는 못했거든요. 다시 채용공고를 찾아봤는데 오프라인 디자이너 공고가 있더군요. 오프라인 경험에는 자신이 있어 바로 지원했습니다.

블랭크 상품기획자 김유건 님 



온라인 커머스와 마케팅을 잘해보고 싶어서  입사를 했는데 이유가 뭔가요? 마케팅과 온라인 커머스를 잘하는 회사는 사실 블랭크 말고도 많지 않나요?


-각 분야의 스페셜리스트들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는지가 궁금했어요. 제가 사업을 하면서 부딪혔던 어려움에 대한 해결 방식이나 마케팅 효율을 올려야 할 때의 접근 방법, 상품을 기획하거나 소싱할 때 보는 관점들이 어떻게 다른지 하는 것들이요. 또 저는 1인 사업체로 운영했지만 다수의 브랜드와 다양한 상품군을 다루는 규모 있는 기업에서는 상품 기획부터 출시, 판매, 마케팅을 어떻게 하는지가 궁금했어요. 


-여기에서 제가 생각했던 중요한 관점이 있는데요.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봤을 때 블랭크가 타 회사와 다르다고 느꼈던 부분은 카테고리에 제약이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가령 배달 플랫폼으로 예를 들자면 배달이라는 산업과 식품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움직이잖아요. 그런데 블랭크의 브랜드들은 리빙, 패션, 뷰티 등 카테고리가 다 펼쳐져 있었어요. 그래서 입사해서 기획을 한다면 제한 없이 구현되는 과정을 체득할 수 있겠다 판단했습니다.  


블랭크의 브랜드들 리빙, 뷰티, 패션 등 다양하다. 


사업가에서 회사원이 된 거잖아요. 실제로 입사해서 일해보니 생각했던 것과 같은가요? 다르다면 무엇이 다른가요? 


-오프라인 디자인 공고를 보고 지원을 했지만 상품 기획자로 입사를 하게 됐어요. 2차 면접 당시 리빙사업부 리더님이 주도적으로 면접을 진행하셨는데요. 제가 했던 업무와 만든 상품들에 대한 설명을 듣고 기획자 포지션은 어떤지 먼저 제안을 주셨습니다. 감사한 제안이었고 저도 하고 싶었던 업무는 기획이었어요. 기획이 모든 일의 시작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당시 열려있던 채용 포지션이 오프라인 디자이너였고 공간 디자인도 진행해 봤던 터라 지원을 했지만 저에게 더 적합하다 판단되는 포지션을 역제안 주셔서 면접 당시 내적 기쁨을 감추느라 애썼답니다. 


 -더 다양한 것들을 기획해보고 싶었기에 제안을 받아들여 상품 기획자로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인 상품기획 프로세스는 아이디어가 있으면 서칭을 하고 시장에 유사한 상품이 얼마나 있는지, 반응은 어떤 지를 확인하고 구체화를 시키는데요. 구체화 과정에서 기성 제품 대비 자사 제품에 어떤 USP를 극대화시킬 것인지를 고민하고 생산 과정을 거칩니다. 이 과정은 제품이 시장에 나와야지만 실제 시장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아웃풋 이코노미가 되는 셈이죠.  


- 블랭크의 상품기획 프로세스는 일반적인 프로세스랑 다른데요. 아마 이부분이 입사 후  가장 달라진 부분일 것 같아요. 블랭크는 상품을 만들기 전 콘텐츠 관점에서 먼저 고민하고 판단하거든요. 즉, 기획하는 제품 자체가 콘텐츠로써의 가능성이 있는지를 판단한 후에 개발에 들어가는 거죠.


 예를 들어볼게요, 우리가 컴퓨터 마우스를 만든다고 한다면 아무리 기능을 추가해도 이 것을
 매력적인 콘텐츠로 소구 할 수 있는가의 관점에서 본다면 쉽지 않겠죠. 그래서 마우스를 만든다면
 우리 마우스가 다른 제품과 다르게 어떤 재미와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한눈에 표현할 수 있는
 소구점이 있는가를 중점적으로 검토 후에 개발이 진행
됩니다 


-저는 이런 프로세스가 지금의 커머스에 매우 적합하다고 생각해요.
 요즘은 소비자 입장에서 거의 비슷비슷한 제품의 상세페이지나 광고, USP 기조가 비슷하고
 그 틀 안에서 상품이나 브랜드만 바뀌는 느낌이거든요. 아무리 잘 만든 제품일지라도 어떤 스토리로 어떻게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경험을 시키는가의 관점이 먼저 고려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건 상품을 너무 콘텐츠 마케팅의 관점으로 보는 거 아닌가요?  


-마케터의 관점, 상품 기획자의 관점을 명확하게 구분 지을 수 있는 시대는 아닌 것 같아요.
 상품 기획자도 본인이 기획한 상품의 기획의도를 BX 나 마케터에게도 잘 전달할 수 있어야 하거든요. 그러려면 이 상품을 콘텐츠, 즉 이미지를 구현하는 관점에서도 어떻게 만들지를 기획 단계에 구축을 해야 보다 직관적인 설명이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지금 리브랜딩 중인 에스테틱 브랜드를 예로 들어볼게요. 저희 브랜드 중에서 평도 좋고 구매율이 높은 상품이 있습니다. 이 제품은 지금까지는 기능이 뛰어나고 실용적인 상품이죠. 그런데 상품의 기능을 넘어 사용하는 행위 만으로도 사용자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면 제품이나 브랜드가 감동으로 이어지도록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ex. 애플 제품)


 -그 과정 중 하나로 브랜드와 제품에 이야기를 더하고 있습니다.  브랜드 자체를 가상의 인물로 설정하고 스토리를 탄탄하게 만들고 있어요.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할 수 없지만 이 과정은 브랜드의 세계관과 페르소나가 실제 스토리로 더 발전이 되기도 하고, 오프라인 브랜드를 온라인으로 옮겨 놓았구나 라는 느낌이 들 수 있도록 제품을 배송받는 순간의 라스트핏이나 고객의 경험을 고려한 패키징까지 디자인하고 있습니다. 아마 저 혼자서 기획을 했다면 상품과 브랜드의 경험, 어떤 콘텐츠로 풀어낼 것인가 보다는 상품자체의 기능이나 디자인에 훨씬 매몰됐을 것 같아요.


잠깐 말씀 주셨는데, 개인 사업자였을 때와 기획의 관점이 달라지셨다는 거죠? 주도권을 가지고 사업을 하다 회사원이 되었을 때 느낀 제약은 없나요? 


-상품을 기획할 때의 관점은 확실히 발전된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스스로 회사원이라는 생각이 든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입사 후에  저는 스스로를 회사원이라기보다 크리에이티브한 기획자라고 생각하고 일하거든요. 사업을 할 때도 느꼈지만 한 명의 사람이 타인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클수록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전 그 영향력을 좋은 제품에 담고, 그 제품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도달하여 얼마나 선한 영향력과 가치를 선사하느냐의 관점으로 봤던 거 같아요. 


 -즉, 제품이 정말 좋아서 고객이 감동했다면 너도 나도 사용해보고 싶고 또 추천하게 될 거잖아요. 저는 이게 제품이 가진 긍정적이고 선한 영향력이자 기획자가 가져야 할 마인드셋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관점에서 좋은 제품을 만들었을 때 얼마큼의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까에 대해 블랭크 내부에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진 분들과 함께 꾸준히 실험을 해보고 있어요. 오히려 제가 개인 브랜드를 운영할 때 인력, 예산, 노하우 등의 제약이나 한계에 부딪혀 실현하지 못했던 부분을 회사 내부에서 할 수 있게 되어 갈증 해소가 되고 현재 저의 업무에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대답인데요. 개인이 시도하기 어려웠던 부분을 회사에서 권한과 자율을 가지고 시도해 볼 수 있다면 오히려 사업가의 갈증이 해소될 수 있다는 거네요. 마지막으로 블랭크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요


-블랭커들과 함께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또 기억할 수 있는 히트 상품을 만드는 거예요.
 제가 상품 기획자이니 만큼 저를 몰라도 제가 만든 상품을 알아보고 사용한다면 매우 뿌듯할 것 같아요. 그리고 이건 오래전부터 가졌던 목표인데, 제가 40대가 된다면 뭐랄까 좀 더 비범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제가 생각하는 비범한 사람이란 스스로 원하고자 하는 건 뭐든지 할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사람?인데요. 블랭크의 CEO인 남대광 님 또한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었잖아요. 현재도  IP커머스, 오프라인까지 계속해서 원하는 구상을 성공시키고 있고요. 


-모두가 변화를 꿈꾸지만 정작 그 변화를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문 것 같아요.
 저는 그 변화를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사업가에서 회사원이 되었고 이 안에서 또 제가 원했던 것을 실현하고 있는 지금도 그 변화를 만드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블랭크코퍼레이션에서는 상품기획자를 찾고 있습니다. 역량 있는 블랭커들과  꿈을 펼치고 싶은 분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채용지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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