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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맨 끝자리에서 더듬이를 뾰쪽 세우고 있다.

by blankplayground


차를 타려고 하는데 사이드미러에
달팽이 한 마리가 붙어있다.
조심히 떼어 차 안으로 자리를 옮겨주었다.

햇살이 너무 뜨겁진 않을까? 하고
안쪽 그늘로 자리를 바꿔주었는데
어느덧 맨 끝자리에서 더듬이를 뾰쪽 세우고 있다.

도착해서 밖에 화분에 옮겨주었는데
어느새 사라졌다.
가는 길에 숲에 놓아줄까도 싶었지만
가까이에서 보고 싶은 마음에
앞에 화단에 두려고 했는데 달팽이는
이미 여행을 떠났나 보다.

유독 더딘 회복의 시간이 지나가고
오랜만에 만난 달팽이가 무척 반가웠다.
우리 또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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