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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J Mar 29. 2020

Just keep going

며칠 전 오랜만에 친한 친구와 연락을 했다.

중학생 때부알고 지낸 나의 20년 지기 친구,

말 그대로 서로 이 꼴 저 꼴 다 보고 자란 친구라서 그런지 오랜만에 연락을 해도 엊그제 만난 것처럼 우린 참 스스럼없이 편했다.

그런 친구가 나에게 물었다.


친구: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어?

나: 나 요즘 공부방 준비하면서 글 쓰고 있어.

친구: 무슨 글?

나: 사실 책 내려고 준비하면서 쓰는 글이야.

친구: 책? 글 쓴 거 있어?


나는 망설임 없이 친구에게 내 브런치 링크를 공유했다. 한참을 말이 없다 친구가 나에게 말을 한다.   


친구: 잘 쓰긴 하는데 좀 재미없다ㅜ

나: 그렇지 ㅜㅜ 울 남편도 그렇게 얘기하더라.

친구: 격정이 없고 너무 단조로워. 솔직하게 써봐.


그 뒤로도 친구는 아주 날카롭게 나의 글을 평가해줬다.

사실 나도 글이 단조롭고 평이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아무래도 나의 일상이 단조로워서 글에도 그런 게 묻어나는 게 아닐까 싶다. 아니면 글에 성격이 드러난다고 하데 튀는 거 싫어하고 모나지 않은? 내 성격이 글에도 나타나는 것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든다.


어제 모처럼 남편과 아이와 드라이브를 하는 와중에도 나는 줄곳 친구가 해준 얘기가 머릿속에 맴돌아 봄이 내린 눈부신 바깥 풍경도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그런 날 보고 남편이 해맑은 표정으로 한마디 툭 던진다.  


"Just keep going~~~."


나는 심각한데 저 사람은 뭐가 좋다고 저리 해맑게 웃고 있나 싶으면서 남편의 그냥 계속 가- 이 한마디 마음에 와 닿았다. 


'그래 계속 가야지 별수 있나, 하루아침에 문체가 달라질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이게 나인걸 어떡하고.'라는 어찌 보면 막무가내식의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 것이다.


보통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할수록 좋은 해결책이 나오기도 하지만 때로는 고민보다 막무가내식인 소위 말하는 무대뽀정신이 필요할 때도 있는 법다. 특히, 나처럼 소심하고 생각이 많은 사람의 경우는  그렇겠다.


글은 쓰다 보면 늘 것이고, 또 이것저것 쓰다 보면 재미있는 이야기도 나오지 않겠는가.

그러니 지금 내 할 일은 일단 쓰고 보는 것,

Just do it 인 것이다.


그리고 이번 일을 통해 낀 것은 별한 일없이 다른 사람에게 내 글을 공유하지 아야겠다는 것이다. (소심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공유를 함으로써 다양한 의견과 조언을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듯, 여러 의견이 모이면 글의  방향성과 나에 대한 믿음도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나 같은 경우는 말이다.


쓰고자 하글의 방향 제일 잘 아는 사람도 또 글을 쓸 사람도 나 자신이니 그 시간에 노 젓는 방법을 하나라도 더 연구하는 것 좋을 싶다. 

Just keep going,

그러니까 일단 그냥 가보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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