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포잔치는 2001년부터 타이포그래피를 주제로 이어온 국제 행사입니다. 오랫동안 한국 그래픽 디자인의 최전선 스타일을 소개해왔는데요. 이번 타이포 잔치의 주제는 '문자와 생명'입니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문자를 사용했고 우리의 욕망을 전달하기 위해 도구로 활용했습니다. 장수에 대한 욕망이 담긴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로 기억되는 유명한 노랫말로 표현한 전시 제목에서부터 어떤 이야기를 하려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생명과 연관된 기원과 기복, 기록과 선언, 계시와 상상, 존재와 지속으로 주제를 나누어 국내외 다양한 아티스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하늘과 땅을 연결한다는 수목신을 떠올리게 하는 거대한 오브제가 강렬하게 기억에 남습니다. 개인과 집단의 원초적인 불안함을 잠재우기 위한 기도와 안녕에 대한 표현이 흥미로웠습니다. 내재된 욕망을 드러내는 매개체로 사용하는 부적과 높은 돌탑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해 표현한 그래픽 디자인은 의미와 시각 모두 즐거운 경험입니다. 기록과 선언의 말하는 그림 챕터도 흥미롭습니다. 우리는 정확한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공동체가 약속한 문자를 사용합니다. 복잡하고 추상적인 내용을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귀에 들리는 언어, 즉 청각 언어를 주로 활용하고 있고 우리에게도 익숙합니다. 기존의 정보 전달 방식인 글을 읽고 그림이 이해를 돕는 책의 형태를 역으로 표현해 그림을 읽고 글이 이해를 돕습니다. 내용과 표현의 관계가 역전되는 경험이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내용을 의미하는 기의와 표현을 의미하는 기표 사이에서 타이포그래피란 무엇이지 정의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는 전시였습니다. 내용과 표현과의 거리가 멀어 이해하기 난해한 작품도 다수 있지만, 내용을 전달하는 도구로써 타이포그래피를 정의하고 감상한다면 제법 흥미로운 해석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p.s 타이포잔치 홈페이지의 서문 페이지에 귀여운 이스터에그가 숨겨져 있네요. 한번 잘 찾아보세요 :)
전시 정보
문화서울역 284
오전 10시 ~ 오후 7시 (관람 시간 30분 전 입장 마감)
매주 월요일, 추석 당일 휴관
19일, 22일 정상 운영 / 20일, 21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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