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시작하는 어느 지점에서
지나온 흔적들을 더듬어 본다
두 어달 남짓 지난 듯도 한데
또 어쩌면
오랜 시간이 지난 듯도 한데
시간은 내 기억과 상관없이
흐르고 흐른다
시간이 때때마다 주는 인연들
소중한 기억도 흐르고
아픔의 기억도 지나고
바람처럼 흘려보낼 수 있기를
흐르는 물처럼 너도 지나갈 수 있기를
그리고 누구에게도
흔적은 있되 아픔까지 되지 않기를
구름 같은 시간의 끝을 잡으려 애쓰지 말기를
흘려보낸 후 흘러들어오는
또 다른 인연들도 빛나기를
지나 온 시간보다
다가 올 시간들이
더 깊게 익을 수 있기를
누구보다 나 자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