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열네 살이다.
나는 열네 살이다.
열세 살도 아니고, 열다섯도 아니다.
딱 중간에 걸쳐 있는 지금,
나는 도대체 어떤 존재일까.
하루에도 열두 번, 내가 싫고 좋다.
방금 웃다가 갑자기 울고 싶어진다.
친구랑 메시지 하다 한 문장에 상처받고,
엄마가 불 꺼! 한마디에 세상이 무너진다.
그런데 이게 내 잘못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은 누가 나를 싫어할까’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웃기지?
내가 나를 좋아하지 않으니까,
다른 누군가가 나를 좋아해 주길 바라게 돼.
스스로 어른인 척하지만,
밤엔 아직도 무서운 꿈을 꾼다.
근데 그걸 말하면
‘아직도 그런 걸 무서워해?’라고 할까 봐 말 안 한다.
혼자 있고 싶으면서도,
누가 나 좀 안아줬으면 좋겠다.
그 모순이 나를 더 피곤하게 만든다.
친구는 많은데,
정작 깊이 얘기할 사람은 없다.
우리끼리 웃고 떠들다가도
마음속 깊은 얘기는 어딘가로 숨겨버린다.
들켜도 안 되고, 안 들켜도 외롭다.
사춘기는 폭풍 같다고 하던데,
나는 지금 태풍 속에 서 있는 기분이다.
눈을 제대로 뜰 수도 없고,
뭔가를 붙잡고 싶지만
모든 게 손에서 미끄러져나간다.
몸은 커졌는데,
마음은 따라오지 못한 것 같다.
거울을 보면 낯선 얼굴이 서 있다.
‘이게 나 맞아?’ 싶은 순간이 하루에 몇 번씩이다.
생리를 처음 했을 때,
괜히 혼자 눈물이 났다.
이제 진짜 어른이 되는 건가 싶었는데
전혀 어른 같지 않은 내가 거기 있었다.
내 방은 세상의 끝이자 시작이다.
엄마가 치우라고 할 때마다
“내 마음이랑 똑같아서 치우기 싫어”라고
속으로 대답하지만 말은 못 한다.
가끔은,
내가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아무도 모르게, 그냥 투명해졌으면.
하지만 누군가
“너 없으면 안 돼”라고 말해줬으면 좋겠다.
학교는 매일매일 전쟁터다.
시험보다 더 무서운 건 친구의 말 한마디.
“야, 너 왜 그랬어?”
그 한마디가 며칠을 괴롭힌다.
때론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지만
그러면 내가 진 거 같아서 못 한다.
아빠가 나를 잘 모르는 것 같다.
그냥 공부하라는 사람.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말 한마디에 눈물이 난다.
나를 기대하는 사람이 있다는 게
왜 이렇게 부담스러울까.
엄마는 너무 바쁘다.
그걸 알면서도
내 마음을 몰라줄 때 미워진다.
사랑을 주고 있는 건 아는데,
그 방식이 가끔 나에겐 버겁다.
나는 요즘,
모든 사람에게 조금씩 화가 나 있다.
그 화가 나를 더 이상하게 만든다.
왜 화났는지 모를 때도 많다.
그냥… 다 싫은 날도 있다.
하지만 또 어떤 날은,
햇살이 예뻐서 이유 없이 기분이 좋아진다.
친구가 내 이름 불러주는 게 고마워지고
선생님이 웃으면서 칭찬해 주면
‘나, 괜찮은 사람인가?’ 싶어진다.
사춘기라는 단어는
마치 나를 정의하는 굴레 같다.
“그냥 사춘기잖아.”
이 말이 제일 싫다.
나는 그냥 감정이 많은 사람일 뿐이다.
그렇다고
이 감정들을 없애고 싶진 않다.
이것도 나니까.
이 복잡함도, 이 서툼도, 다 나니까.
나는 매일 어울리려 애쓴다.
친구들과, 가족과, 그리고 나 자신과.
가끔은 잘 안 맞고,
가끔은 너무 딱 맞아서 또 불편하다.
그래서 다시 어울릴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자꾸 묻게 된다.
누군가는 내가 철없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지금
나의 인생에서 제일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
나를 사랑하고 싶고,
사랑받고 싶고,
그저 이해받고 싶을 뿐이다.
이 이야기는 나 혼자만의 기록이 아니다.
누군가의 딸이고, 친구이고, 학생인
'보통의 열네 살'의 성장기록이다.
혹시 당신도 한때 그 시절을 지나왔다면,
이 이야기에
당신의 기억도 함께 걸려 있길 바란다.
나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그래서 이 기록을 남긴다.
조금씩, 아주 천천히
어울릴 수 있는 내가 되어가는 이야기.
그 여정을 지금부터 써 내려간다.
“로미의 이야기가 당신 마음에 작은 울림이 되었다면,
구독 버튼으로 제 곁에 머물러 주세요.
사춘기라는 계절을 함께 건너가요.” – 로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