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울릴 수 있을까?

2편. 혼자라는 말, 왜 이렇게 익숙해질까

by 라이브러리 파파

요즘은 ‘혼자’라는 말이 왜 이렇게 익숙할까.
혼자가 처음엔 싫었는데, 이젠 편하기도 해.
조용히 침대에 누워 천장을 보는 게 좋아졌다.


귀를 막은 채 세상과 멀어지는 그 순간,
나는 조금은 나로 돌아오는 기분이야.

Leonardo_Phoenix_10_A_beautiful_14yearold_teenage_girl_sitting_0.jpg

학교에서, 집에서, 카페에서
언제나 사람들 사이에 있지만
진짜 내 얘기를 꺼낼 곳은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아.

가끔은 친구들 사이에 앉아 있으면서도
나는 지금 투명인간이야'라고 느껴.
모두가 웃고 있지만
그 웃음에 나는 껴 있지 않은 기분.

"야, 무슨 일이야?"
그 한마디면 괜찮아질 것 같은데
그 말은 좀처럼 오지 않아.
괜찮은 척, 아무 일 없는 척
그러다 어느 날은 너무 지쳐버린다.

혼자가 좋다고 말하면서도
누군가 다가와 주기를 바라는 나는,
참 모순된 사람이지?

어떤 날은
혼자 있으면 마음이 무너질 것 같고,
어떤 날은
혼자 있는 게 제일 자유롭고 편해.

그 두 마음 사이에서 매일 흔들려.
아무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마음이
하루에 몇 번씩 고개를 내민다.

친구들과 노는 시간에도
내 머릿속은 전혀 다른 곳에 가 있어.
그냥, 가만히 있고 싶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조용히 내 안을 정리하고 싶어.

누가 내게 물어봤으면 좋겠어.
"요즘 너는 어떤 생각을 해?"
그 질문이
내 안의 얘기들을 꺼내게 만들 수 있을 텐데.

하지만 다들 바쁘고
누구도 내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려 하지 않아.


그래서 점점 혼자라는 말에 익숙해졌어.

Leonardo_Phoenix_10_A_beautiful_14yearold_teenage_girl_sitting_1 (1).jpg

가끔은 휴대폰을 꺼두고 싶다.
계속 울리는 메시지,
읽고도 답하지 못하는 말들.
‘좋아요’ 몇 개로 위로받을 수 없는 날엔
그 모든 연결이 부담이 된다.

SNS 속의 그 애들은
항상 빛나고 예쁘고, 행복해 보여.
그 모습들을 보다 보면
괜히 나만 뒤처진 느낌이 들어.

"나도 잘 살고 있는 건가?"
"나만 이렇게 외로운가?"
이런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그러다 어느 날,
책상 앞에 앉아 일기장을 펼치고
펜을 쥐었어.

‘나는 오늘도 혼자였다.’
그렇게 시작된 문장 하나가
눈물 한 방울로 번졌다.

어떤 날은 그냥
누군가 내 이름을 불러주는 것만으로도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든다.

아침에 등교할 때
옆자리 친구가 "잘 잤어?"
그 한마디만으로도
하루가 조금 부드러워지는 기분.

그런데 그럴수록,
나는 더 혼자라는 걸 실감하게 돼.
왜냐하면, 그런 순간이 드물기 때문에.

내가 겉으로 웃고 있을 때
속에서는 수백 가지 생각들이 교차한다.


Leonardo_Phoenix_10_A_beautiful_14yearold_teenage_girl_sitting_2 (1).jpg

'나 왜 이렇게 예민하지?'
'나만 이상한 걸까?'
'왜 이렇게 외로운 걸까?'

그럴 때마다
거울을 들여다본다.

내 얼굴은
이제 예전 같지 않다.
피부는 변하고, 몸도 어색하고,
눈빛은 자주 멍해진다.

'이게 진짜 나야?'
하루에도 몇 번씩 묻게 된다.

생리를 처음 했을 때,
몰래 울었어.
엄마에게 말하고 싶었지만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어른이 된 기분보다
‘이상한 변화’를 겪는 내 몸이
두려웠어.

내가 왜 화가 나는지도 모르겠고
왜 자꾸 울컥하는지도 모르겠고
그런 내가 또 싫어졌어.

엄마는 늘 바빠.
나를 사랑하는 걸 알지만
그 사랑이 내게는
부담이 될 때도 있다.

아빠는 내게 말이 없어.
“공부 잘하고 있어?”
그 말이 전부야.

그 한마디가
내 마음을 찔러버린다.

그렇게 기대하지 말아 줘.
나는 아직 나 자신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는걸.

혼자 있는 게 익숙해졌다고 해서
외롭지 않은 건 아니야.

오히려, 익숙해졌기 때문에
더 외로운 것 같아.

익숙함은 무뎌진 감정이고
무뎌진 감정은
나를 나답지 않게 만든다.

나는 여전히
누군가 내게 다가오길 바라.
내가 아닌 ‘그냥 나’로
존재해도 괜찮다고 말해줄 사람.

어느 날은
햇살이 너무 좋아서
그냥 웃음이 나와.

친구가 “야, 너 오늘 기분 좋아 보여”
그 말이 고마워서
괜히 “아냐, 그냥 좀 그래”라고 말해.

왜냐하면
고맙다는 말이 어색해진 내가
조금 서글퍼졌거든.

사춘기라는 계절은
마치 깊은 숲 같아.

안개가 자욱하고,
길이 보이지 않고,
걸을수록 외로워져.

하지만 그 숲을 걷는 나에게
작은 나뭇잎 하나가 말을 건넨다.

“너는 혼자가 아니야.”

그 말 한마디에
나는 다시
하루를 살아낼 수 있어.

혼자라는 말,
익숙해지긴 했지만
이제는 그 익숙함이
나를 아프게 하진 않았으면 좋겠어.

혼자여도 괜찮고
누군가 곁에 있어도 괜찮은
그런 내가 되고 싶어.

그게 어른이 된다는 건 아닐까?
나를 혼자 견디는 법을
조금씩 배워가는 것.


Leonardo_Phoenix_10_A_beautiful_14yearold_teenage_girl_sitting_3 (1).jpg

하지만 여전히

누군가의 손길이 그리운 날에는
스스로에게 조용히 말해본다.

“너는 괜찮아.
오늘도 잘 버텼어.
그리고…
넌 혼자가 아니야.”




“로미의 이야기가 당신 마음에 작은 울림이 되었다면,
구독 버튼으로 제 곁에 머물러 주세요.
사춘기라는 계절을 함께 건너가요.” – 로미

월, 화 연재
이전 01화프롤로그 – 나를 설명할 수 없는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