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편. 친구가 많으면 덜 외로울 줄 알았다
나는 친구가 꽤 많은 편이다.
단톡방도 몇 개 있고,
쉬는 시간마다 옆에서 웃어주는 친구들도 있다.
사진 찍자고 먼저 다가오는 애도 있다.
근데 이상하지?
그 속에서 나는 외롭다.
친구가 많으면
당연히 덜 외로울 줄 알았다.
사람들이 날 좋아해 주고
같이 웃고 떠들어 주면
혼자가 아닐 줄 알았어.
그런데도…
내 마음속 깊은 곳은 늘 비어 있다.
단톡방에서 다들 웃고 있을 때
나는 내 농담 하나가
읽씹 당할까 봐 몇 번이나 지우고 다시 쓴다.
“ㅋㅋㅋ”라고 쓰고 나서
진짜 웃기는지,
억지로 맞춰주는 건지
혼자서 계속 생각해.
친구들과 사진을 찍어도
내가 어떻게 나왔는지만 보게 된다.
내 얼굴만 유난히 둔해 보이는 건 아닌지,
‘좋아요’ 숫자에만 자꾸 시선이 간다.
이상하다.
친구가 많은데,
마음 터놓을 사람은 없다.
깊은 얘기를 꺼내면
“야, 왜 그렇게 심각해?”
“그런 건 그냥 넘겨~”
가볍게 웃어넘기는 대답뿐이다.
그래서 더더욱
나는 가벼운 사람이 되어버린다.
늘 웃고, 맞장구치고,
그냥 그런 사람.
사실은…
누군가에게 이렇게 말해보고 싶었다.
“나, 요즘 너무 외로워.”
“나, 나 자신이 뭔지 모르겠어.”
“같이 있어도 혼자인 기분이야.”
하지만 그런 말은
친구들 사이에서 꺼낼 수 없다.
분위기를 망칠까 봐,
‘쟤 왜 저래?’라는 눈빛이 무서울까 봐.
그렇게 내 얘기는
내 안에만 쌓인다.
혼자가 싫어서
사람들 속에 머무르지만,
사람들 속에 있어도
나는 혼자다.
이런 기분,
말하면 다들 “사춘기”라고 하겠지.
근데 나는 그냥
‘누군가에게 솔직해지고 싶다’는
마음이 클 뿐이야.
사춘기라서 예민한 게 아니고
감정이 복잡한 거야.
언제부터인지
나는 친구들과 있을 때조차
고요한 침묵 속에 있는 느낌이야.
내가 뭘 말해도
진짜 내 말은 전해지지 않는 것 같고,
내가 웃고 있어도
그 웃음이 자꾸 비어 보인다.
“같이 있으면 즐겁지 않아?”
“넌 친구 많아서 좋겠다.”
이런 말 들으면
나는 그냥 “응” 하고 웃는다.
하지만 속으로는
“정말 그럴까?”라고 되묻는다.
친구가 많다는 건
그 자체로 외로움을 막아주지 않아.
누구와 연결되어 있는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걸,
요즘 들어 뼈저리게 느낀다.
진짜 나를 아는 친구
한 명만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말하지 않아도
내 눈빛만으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차리는 친구.
그런 친구가 있다면
나는 이 외로움을
덜 느낄 수 있을지도 몰라.
지금은 그저
내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단 한 사람이 그리운 날들이다.
모두와 잘 지내는 사람보다는
한 사람과 깊이 연결된
그런 관계가 더 필요하다.
“괜찮아, 너 지금 힘들지?”
이 말 하나면
세상이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아.
혼자인 게 싫어서
사람들 사이에 있었고,
사람들 속에서 더 외로워졌고,
그 외로움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오늘도 조용히 나를 꺼내본다.
나는 지금도
친구들과 어울린다.
같이 사진을 찍고,
같이 웃고,
같이 급식을 먹는다.
하지만 내 안에는
‘진짜 연결’을 원하는
목마름이 계속된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친구가 많으면
덜 외로울 줄 알았다.
그게 전부는 아니라는 걸
이제는 조금씩 깨닫고 있다.
가끔은
사람들 사이에 섞이지 않고
그냥 도서관 한편에 혼자 앉아 있고 싶다.
조용한 공간에서
이어폰 끼고,
노트 한 장에 마음을 끄적이는 시간.
그 시간이
진짜 나랑 연결되는 유일한 순간 같아서.
그래서 오늘도
모두가 웃는 교실에서
나는 내 안의 조용한 방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속삭인다.
“괜찮아, 지금 너는 너대로 충분해.”
“로미의 이야기가 당신 마음에 작은 울림이 되었다면,
구독 버튼으로 제 곁에 머물러 주세요.
사춘기라는 계절을 함께 건너가요.” – 로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