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지는 집 앞에서》

3편. 함께 돌아가는 길

by 라이브러리 파파

비행기 창문 너머로,

구름이 천천히 흐르고 있었다.
캔버라의 하늘은 여전히 잔잔했고,
이제 곧 그들은 이 하늘

아래를 떠나려 하고 있었다.

그녀가 창가에 앉아 있었다.
머리를 묶은 고무줄이 느슨하게 흘러내려 있었고,
그는 조용히 그녀의 어깨에 담요를 덮어주었다.


“고마워,” 그녀가 낮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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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이제 한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함께 탑승해 있었다.
이제는 ‘연인’이 아닌, ‘예비부부’라는

말이 더 가까운 이름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가 티켓을 정리하며 말했다.


“참, 우리 돌아가면 양가 인사부터 해야지.”
그녀가 작게 웃었다.
“나, 엄청 떨릴 것 같아.”
“그럴 거야. 근데 우리니까 괜찮을 거야.”

창밖의 햇살은 점점 기울고 있었고,
비행기는 이륙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마음속으로 캔버라의 거리들을 하나씩 떠올렸다.
함께 걸었던 골목, 매일 앉았던

카페 창가 자리, 조용한 공원 벤치.

“여기 다시 오게 되면,” 그녀가 말했다.


“같이 다시 와서, 예전보다 더 많이 웃자.”
“응, 그땐 정말 우리 둘의 집이 되겠지.”

그는 아직 학기가 한 번 더 남아 있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는 알고 있었다.


이 귀국이 잠깐의 머묾이란 걸.
결혼 준비가 끝나면, 자신은

다시 한번 캔버라로 돌아와야 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그녀는 그 마음을 눈치채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에 대해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금은 그저, 함께 가는 길이 중요했다.


함께 한국으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했다.

비행기가 활주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동시에 창문 밖을 바라보았다.
익숙한 도시가 점점 멀어졌고,
구름 위로 올라가는 기내의 흔들림 속에서도
서로의 손을 꼭 잡았다.


“이제 진짜 시작이네,” 그녀가 말했다.
“그래. 우리 이야기의 다음 챕터.”

한국으로 돌아가는 길은 낯설지 않았다.
둘은 같은 하늘 아래 같은 목적을 향해 가고 있었고,
그 길 위엔 다정한 기대와 약간의 두려움,

그리고 묵묵한 신뢰가 함께 타고 있었다.

비행기는 천천히 구름을 가르며,
결혼이라는 새로운 계절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몇 시간 후,
창밖에는 인천의 도심이 멀리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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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진짜 왔네.”
그녀가 웃으며 말했다.
그는 창문 너머로 흐린

도시 풍경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이 도시에서 우리가 다시 시작하는 거네.”

도착 후, 공항의 복잡한 풍경 속에서 그들은

짐을 챙기며 서로를 놓치지 않았다.
비행의 피곤함 속에서도 손을 잡은 손은 따뜻했다.


“엄마가 저녁에 전 준비하신대.”
“우리 집은 갈비찜 준비하신다는데?”
“그러면, 일단 나눠 먹자.”

둘은 웃었다.
가족이라는 단어가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었다.

며칠 동안은 인사와 인사를 반복했다.
양가 부모님과의 첫 만남,

어색한 미소, 예의 바른 인사.
그녀는 조용한 성격이었지만,

그의 어머니에게는 놀랍도록 부드럽게 인사를 건넸다.

“잘 부탁드립니다.”
“우리 아들도 잘 부탁할게요.”

그는 그녀의 손을 잡고 나오는 길에 속삭였다.



“너 진짜 잘했어.”
그녀는 작게 숨을 쉬며 말했다.
“근데 나 오늘 심장 두 번 멈춘 줄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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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시부모와의 식사, 예비 장인과의 대화.


그 모든 게 하나의 의식처럼 흘러갔고,
둘은 그 속에서 조금 더 어른이 되어갔다.

결혼식장 후보지를 알아보고,
웨딩 플래너와 상담을 하고,
사진 스튜디오를 예약하고,
드레스를 고르러 다니는 날들.

가끔은 지쳤고,
어쩔 땐 다툼도 있었다.


“나는 이게 좋다고 했잖아.”
“근데 이건 엄마가…”

침묵 끝에 결국, 둘은 다시 손을 잡았다.


“우리가 결혼하는 거지, 일정에 끌려가는 건 아니잖아.”
그녀의 말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우리 얘기를 하자.”

그렇게, 둘은 다시 나란히 앉았다.
식탁 위에 펼쳐진 웨딩 체크리스트를 함께 보며,
하나씩 줄을 그었다.

그들의 귀국은 단지 물리적 이동이 아니었다.


삶의 방향을 함께 맞추기 위한 출발이었다.
다른 집에서 자란 두 사람이,
이제는 한 지붕 아래서 삶을 짓기 위한 준비였다.

그리고 그는, 마음속에 한 가지를 묵직하게 품고 있었다.
한 학기 남은 캔버라로의 복귀.
하지만 그건 이별이 아니라,
우리의 마지막 준비라 생각했다.

토,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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