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지는 집 앞에서》

4편. 너에게 묻는 한 가지

by 라이브러리 파파

결혼 준비는 생각보다

빠르게 흘러갔다.
사진을 찍고, 드레스를 고르고,

양가 부모님과 식사하는 날들이 연이어 이어졌다.


둘 다 지쳐 있었지만,

서로의 손을 놓지 않았다.



그는 어느 날, 조용히

처제에게 문자를 보냈다.
"혹시 너희 이사 갈 원룸 보러

가는 척하면서… 도와줄 수 있을까?"


잠시 후 답장이 왔다.
"언니 울릴 거죠? 좋아요. 제가 연기해 드릴게요 ㅎㅎ"

그날 이후, 그는 야근이 많다며 그녀와의 저녁을 조금 미뤘고,
틈틈이 이벤트 업체를 알아보고,
작은 원룸을 하루 대여하고,
조명과 꽃다발, 케이크까지 하나하나 준비했다.


바이올린은 오래 만지지 않았던 악기였지만,
그녀에게 프러포즈를 건넬 단 하나의 방식으로 떠올랐다.
‘나랑 결혼해 줄래’를 연습하며 그는 생각했다.


“이 순간은 영화 같지 않아도 좋다. 다만 진심이면 된다.”

며칠 뒤, 그녀가 힘든 얼굴로 말했다.
“오늘은 그냥 일찍 들어가서 쉬고 싶어.”
그는 자연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오늘 처제가 이사할 원룸 보러 간다는데,

잠깐 같이 보러 가자. 알바처럼.”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잠깐이면 좋지.”

도착한 원룸 건물 앞.
그는 자연스럽게 그녀에게 말했다.


“먼저 들어가 있어. 나는 근처에서 물 좀 사 올게.”
그녀는 아무 의심 없이 문을 열었다.

그 순간,
작은 방 안은 어둠 속에 은은한 음악이 흐르고 있었고,


조용히 켜진 조명 아래,
테이블 위엔

작은 케이크와 흰 장미 꽃다발,
벽에는 종이풍선으로 꾸며진 문구.


‘너와 함께하는 모든 날을 사랑해.’

그녀는 한참을 서서 바라보다
천천히 미소를 지었다.

곧이어 문이 열리고,
그가 들어왔다.
손에는 익숙한 바이올린이 들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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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당황하며 물었다.
“이게 뭐야…?”

그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천천히 바이올린을 들었다.


이승기의 ‘나랑 결혼해 줄래’
그 멜로디가 바이올린 선율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미소를 짓던 그녀의 눈가에
곧 눈물이 맺히기 시작했다.

그는 마지막 음을 조용히 끌며 연주를 마쳤고,
악기를 내려놓고,
그녀 앞에 무릎을 꿇었다.

“나랑 결혼해 줄래?”

그녀는 울음을 참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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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나도 그걸 기다리고 있었어.”

그는 그녀의 손에 반지를 조심스레 끼웠다.
작은 박스 속의 반지는 평범했지만,
그 안엔 긴 기다림과 다정함이 담겨 있었다.


둘은 말없이 포옹했다.
말보다 따뜻한 순간이었다.

그날 밤, 처제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성공했죠? 언니 울었어요?’
그는 짧게 답했다.
‘응. 예쁘게 울었어.’ 다음날 아침, 그녀가 말했다.


“사실, 너 이상하게 웃고 다니길래 뭔가 눈치챘는데…
그래도 감동했어.”

그는 웃으며 물었다.
“무슨 부분이 제일 좋았어?”
“너무 꾸미지 않았던 거. 그냥 너인 게, 좋았어.”

그 후, 결혼식 준비는 훨씬 부드러워졌다.
식장 예약, 초대장 인쇄, 작은 다툼까지도

모두 사랑 안에서 부드럽게 지나갔다.

그리고 어느 날 밤,
그녀가 말했다.
“가끔은 생각해. 결혼이라는 게 꼭 필요할까?
하지만 너랑 같이 가는 이 여정은… 좋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너 랑이니까. 그게 전부야.”

프러포즈는 의식이 아니라,
다시 한번 묻는 마음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대답했다.
“응. 나도 너랑 결혼하고 싶어.”

토,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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