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지는 집 앞에서》

5편. 노을 아래, 잠시 머물다

by 라이브러리 파파

결혼식은 많은 사람들의 축복 속에서

조용히 치러졌다.


화려하진 않았지만,

두 사람의 진심이 빛나는 자리였다.


식이 끝난 후, 신혼여행지는 발리였다.


그들이 선택한 숙소는 ‘불가리 발리 리조트’.


고소영·장동건 부부가 머물렀다는 그곳은,

발리의 바다 절벽 위에 숨처럼 내려앉은 곳이었다.


발리 불가리 리조트의 프라이빗 풀빌라. 검은 화산석 외벽, 푸른 식물로 둘러싸인 공간._리빙룸에서 이어지는 인피니티 풀, 그 너머로 펼쳐진 바다 수평선._테라스에는 커플 식탁과 작은 조명이 켜진 노을빛 저녁. 감성적이고 고요한 풍경.__ (2).jpg
발리 불가리 리조트의 프라이빗 풀빌라. 검은 화산석 외벽, 푸른 식물로 둘러싸인 공간._리빙룸에서 이어지는 인피니티 풀, 그 너머로 펼쳐진 바다 수평선._테라스에는 커플 식탁과 작은 조명이 켜진 노을빛 저녁. 감성적이고 고요한 풍경.__ (1).jpg
발리 불가리 리조트의 프라이빗 풀빌라. 검은 화산석 외벽, 푸른 식물로 둘러싸인 공간._리빙룸에서 이어지는 인피니티 풀, 그 너머로 펼쳐진 바다 수평선._테라스에는 커플 식탁과 작은 조명이 켜진 노을빛 저녁. 감성적이고 고요한 풍경.__.jpg

숙소는 단독 풀빌라였다.

검은 현무암 벽과 초록 식물들이 자연처럼

어우러진 외관,

풀빌라 안으로 들어서면, 리조트 내부는 석재와 원목이

조화롭게 배치돼 있었고, 천장이 높고 조명이

은은하게 내려앉아 있었다.


리빙룸 앞에는 인피니티 풀과 테라스가 이어져 있었고,

그 너머로는 수평선이 잔잔히 펼쳐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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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 끝에서 바다로 이어지는 듯한 착각은,

이곳이 현실이 아닌 듯한 감각을 주었다.


그녀는 도착하자마자 숨을 쉬듯 말했다.

“너무 고요하다… 이런 데서 우리, 진짜 쉬는 거구나.”

그는 짐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오늘은 아무것도 안 해도 돼.

그냥 우리만 있으면 돼.”

그날 오후, 둘은 수영장에 발을 담그고 앉아 있었다.


햇살은 수면 위에 부드럽게 반사됐고,

바람은 천천히 풀잎을 흔들었다.

그녀는 눈을 감은 채 말했다.

“여기서 시간 멈춰도 좋겠다.”

“진심이야? 그럼 캔버라로 안 돌아가도 돼?”


그는 장난스럽게 말했지만,

그 말 안엔 작은 망설임이 담겨 있었다.


그녀는 눈을 떴다. “아니. 돌아가야지.

우리에게 캔버라는… 다시 살아갈 자리잖아.”


그 말에 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신혼여행은 휴식이었지만,

현실로 돌아가기 전의 고요한 숨이었다.


그날 저녁, 노을이 길게 늘어진 풀빌라 테라스에서

둘은 조용히 식사를 했다. 현지 요리와 와인이

조용한 음악처럼 분위기를 채웠다.

“결혼하니까 어때?” 그가 물었다.

“아직도 실감 안 나. 너는?” “좋아.

너랑 하루를 다 보내는 게.

매일, 같은 공간에 있는 게.”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나도. 그런데 너, 진짜 아침마다 안 일어날 거지?”

“결혼했다고 잔소리 늘었네.”

둘은 함께 웃었다.


그 웃음은 연인의 웃음이자,

이제 막 가족이 된 사람들의 미소였다.


다음 날, 그들은 바닷가로 향했다.

파도 소리가 귓가를 간질이고,

햇살은 모래 위를 천천히 흘렀다.


그녀는 발끝으로 파도를 느끼며 말했다.

“여기서 다시 청혼받아도 좋겠네.”

“그럼 할까? 지금 반지 없는데.”

“됐어. 이미 충분히 감동받았어.”


그날 저녁, 그는 조용히 말했다.

“나… 곧 캔버라로 다시 가야 해.

학기 마무리하러.”

그녀는 알고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 우리 다시 시작했던 곳이잖아.

기다릴게.”

그 말에 그는 눈을 감았다.

그녀가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미래가 덜 두려워졌다.

신혼여행은 며칠 더 이어졌다.


카페에서 함께 책을 읽고, 시장 골목에서 길게 웃고,

밤마다 서로의 손을 놓지 않았다.

떠나는 날, 그녀는 창밖을 보며 말했다.


“너무 행복했어. 이 기억,

오래도록 꺼내 쓸 수 있을 것 같아.”

그는 조용히 대답했다.


“나중에 다시 오자. 아이들이랑.”

비행기는 다시 캔버라를 향해 날고 있었다.


그들의 삶은 이제 진짜 ‘함께’였다.

다시 돌아간다 해도, 시작은 이미 함께였다.

그리고 그들은 알고 있었다.


A poetic sunset view at Bulgari Resort Bali, seen from a private cliffside villa. A Korean couple in their twenties sits side by side on a wooden deck, legs gently touching, silently watching the horizon. The s (2).jpg


잠시 머문 발리의 노을처럼,

짧지만 깊은 사랑의 시간

앞으로의 긴 여정을 밝히는 빛이 될 거라는 것을.




토,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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