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나와 재훈이 형의 차이를 처음 느낀 날
서울, 신촌, 반지하.
햇빛은 오후 2시에만 13분쯤 들어왔다.
그것도 바닥이 아닌, 천장 모서리에 반사되어.
한 달에 48만 원, 월세.
관리비 포함하면 55만 원.
‘진짜 이 정도면 선방한 거지’라고
나름 자부하며 살았다.
그러니까, 가난한 시절의 나였다.
그땐 몰랐다.
월세를 낼수록 가난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취업 준비 중이었다.
편의점 야간 알바, 학원 보조 강사,
주말엔 전단지도 돌렸다.
아침에 나가서 밤에 들어오면…
내 방이 날 위로해 주기는커녕
곰팡이 냄새가 먼저 반겼다.
그래도 ‘다들 이렇게 사는 거 아냐?’ 하며 버텼다.
그러다 어느 날,
오랜만에 만난 고등학교 선배인
학원 같이 다니던 재훈이 형을 만났다.
최근에 J일보로 이직했다고 들었는데,
막상 눈앞에 마주하니 느낌이 꽤 달랐다.
같은 서울인데, 완전히 다른 인생 같았다.
카페에서 만났는데, 옷부터 향수까지 다 달랐다.
하지만 진짜 충격은 그의 말 한마디였다.
“야, 너 월세에 인생 쓰고 있더라.”
그 말이 기분 나빠야 정상인데, 이상하게 찔렸다.
그리고… 재훈이 형의 폰 화면을 봤다.
‘수익 인증’ 같은 건 아니었다.
그저, 카카오페이 자동 이체 내역.
‘이자 입금 27,520원’
나는 돈을 내고 있었고,
그는 돈을 받고 있었다.
그게 부자와 가난의 차이라는 걸,
그날 처음으로 온몸으로 느꼈다.
“형, 너 이제 J일보 간 거 맞지?”
“응. 얼마 안 됐어. 전엔 경제부 있었고, 지금은 탐사 쪽이야.”
내가 알던 재훈이 형은 고등학교 때 학원에서 매일 같이 공부하던 그 선배였다.
“너 진짜 대박이다…” 말은 했지만, 속은 뒤죽박죽이었다.
“아직도 월세 살아?”
“…응.”
“그 방, 벽지에 곰팡이 자국 있지?”
“… 어떻게 알았어?”
“나도 거기 살아봤거든. 그런데 거기 오래 살면 사고방식도 습기 찬다.”
웃으면서 말했지만, 그 말은 진심이었다.
“근데 왜 계속 그렇게 사냐?”
“취준 중이니까…”
“그건 이유라기보단 습관이야. 너 지금 네 삶이랑 돈한테 끌려다니고 있는 거야.”
“무슨 말인데 그게?”
“돈을 벌 생각만 하지, 굴릴 생각은 안 하잖아.”
그 말에,
진짜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
웃으면서 커피 마시던 재훈이 형이,
순간 ‘부자처럼’ 보였다.
아니, 부자가 아니라 내가 모르는 세계에 사는 사람처럼.
그날 재훈이 형이 내게 해준 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이거였다.
“가난은 그냥 선택일 수도 있어.
근데 무지(無知)는 더 무서워.
모르면 평생 월세야.”
2화 “재훈이 형이 알려준 첫 번째 통장 전략
– 체크카드부터 버려”
형 참고로 지난번에 브런치에
글 쓴다고 말하고 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