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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책 앞에서 나는 매번 멈춰 섰다”

– 《수학의 정석》과 《개념원리》 사이에서 길을 찾다

by 라이브러리 파파

– 《수학의 정석》과 《개념원리》 사이에서 길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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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1학년 겨울.
나는 책상 앞에 앉아, 두 권의 책을 바라보고 있었다.
《수학의 정석》, 그리고 《개념원리》.

수학을 잘하고 싶은 마음은 간절한데,
무엇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친구들은 정석이 정답이라고 했고,
학원 선생님은 개념원리부터 하라고 했다.

나는 그저,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하면 좋을까?”라는 질문 앞에서
조용히, 나 자신을 다시 마주하게 되었다.


개념을 다지는 책, 마음을 다독이는 책

《개념원리》는 따뜻한 선생님 같았다.
수학을 처음부터 다시 설명해 주는 기분.
예시도 많고, 설명도 친절하고,
때로는 바보 같은 나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듯했다.

혼자 공부하던 밤,
수학이 막막해질 때마다 개념원리를 펼치면
“그래, 천천히 해도 돼”라는 위로가 글 속에 있었다.

그 책은 수학이 멀게 느껴지는 누군가에게 건네는 첫 손짓이었다.


논리로 자라는 책, 나를 성장시키는 책

반면 《수학의 정석》은 달랐다.
말이 적었고, 풀이는 간결했고,
마치 **“이건 너 스스로 해봐야 해”**라고 말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책은 나를 더 깊이 끌어당겼다.
정석은 개념과 개념 사이의 연결,
문제에서 문제로 이어지는 흐름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한 문제를 한참이나 바라보다
스스로 유도해 냈을 때,
비로소 ‘아, 수학은 언어구나’라는 걸 알았다.

《수학의 정석》은 내가 수학을 스스로 생각하게 만든 첫 책이었다.


문과였지만, 나는 정석을 택했다

문과 학생이었지만, 나는 결국 정석을 택했다.
개념원리로 한 번 눈을 뜬 다음,
정석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그건 단순히 교재의 난이도 차이가 아니었다.
내가 수학이라는 언어를 ‘암기’가 아니라 ‘이해’로 받아들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정석은 완벽하지 않았다.
가끔은 너무 건조했고,
가끔은 너무 어려웠다.
하지만 그런 날에도 나는 정석을 다시 펼쳤다.

왜냐하면, 그 속에는 '생각하는 힘'이 있었기 때문이다.


두 책 사이, 내 마음의 기록들

어쩌면 정석과 개념원리는
누가 옳고 누가 틀린 것이 아니다.
그건 마치,
누군가에게는 ‘쉬운 말’이 필요하고,
누군가에게는 ‘깊은 사유’가 필요한 것처럼.

누구나 수학 앞에서는 자신만의 리듬이 있다.
개념을 반복해 쌓아 가는 사람도 있고,
문제 하나에 오래 머무르며 고민하는 사람도 있다.

중요한 건,
내가 어디서부터 흔들렸고,
어디서부터 다시 걸어 나왔는지를 기억하는 것.

그리고 그 모든 순간에
책은 늘 곁에 있었다.


수학은 결국 나와의 대화였다

수학은 숫자와 기호의 언어지만,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정서와 자존감의 기록이 된다.

내가 선택한 책은
단지 수능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스스로를 믿는 법을 배운 하나의 여정이었다.

그리고 이제 나는 말할 수 있다.
“수학의 정석도, 개념원리도,
그 둘 모두가 내 안에서 ‘나를 키운 책’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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