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회의 있습니다’ 알림 하나에 인생 스케줄이 무너졌다
오전 10시 14분
오늘은 야근 안 하기로 결심한 날이었다
점심은 미리 메뉴도 정해놨고
6시 땡 퇴근 후엔 치킨에
넷플릭스 보기로 마음먹었는데
그 모든 계획은
단 하나의 알림으로 무너졌다
[오후 4시 회의 있습니다]
이 알림 하나가 던진 메시지는 단순했다
“오늘 퇴근은? 없다”
“점심은 마음 편히? 못 먹는다”
“자료요? 방금부터 네가 만들 거다”
나는 그 순간
일단 파일을 하나 새로 열었다
이름은
‘망했음_final진짜. hwp’
회의 주제는 ‘간단한 보고 공유’였는데
경험상 이 말은
“1시간 반 동안, 너 말해”의 완곡한 표현이었다
회의 전에 필요한 건
자료보다 마인드셋
“욕은 마음속으로만”
“비판은 나를 향한 게 아님을 믿자”
“내가 틀린 게 아니라 상황이 그지 같을 뿐”
이걸 다 외치고
회의실 문을 열었다
상사가 말했다
“5분이면 끝낼게요”
내 머릿속 반응: ‘그건 당신 기준이겠죠?’
결과적으로
회의는 1시간 37분 걸렸고
내 정신은 회의 시작 12분 만에 이탈했다
누군가 PPT를 넘길 때
나는 이미 퇴사 계획서를
머릿속에서 작성 중이었고
사람들이 고개 끄덕일 때
나는 전에 일하던
카페에서 다시 일하고 싶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다
회의가 끝나고
상사가 말했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해 볼까요?”
아니 방금 한 건 예열이었어요?
그걸 본격적으로 하는 거였어요?
나는 슬며시 노트북을 닫고
속으로 읊조렸다
“오늘도 퇴근은 내일로 미뤄졌습니다”
다음화 예고
7화. 직장인 리액션 101
– “오~ 그렇구나~”로 버티는 대화법
– 진심은 없고 표정만 바쁜
회사생활 생존 매뉴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