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 S식당 – 지단 한 줄에 담긴 위로
연남동, 점심이 되면 밥 냄새가 골목마다 바뀐다.
그날따라 마음이 좀 무거워,
화려한 맛보단 조용한 밥을 원했다.
그렇게 발견한 간판 하나.
'S식당'. 너무 간단해서 오히려 신뢰가 간다.
(나만 알고 싶은 곳이다. 공개하지 않는다.)
문을 열자, 네 개 테이블 중 딱 하나가 비어 있었다.
구석 2번 자리. 혼밥러의 성지 같은 자리다.
사장님은 말이 없다. 메뉴판도 없다.
“소불고기덮밥 하나요.”
그 한마디에 고개가 까딱.
혼자 밥 먹는 사람에게 친절보다
중요한 건 ‘무관심’ 일지도 모른다.
5분쯤 지났을까.
스테인리스 쟁반 위에 고슬고슬한 덮밥 한 그릇,
미소 된장국, 단무지 두 조각.
그리고 그 위에—노랗고 반듯한 계란지단 한 줄.
(지단과 계란 후라이 그 사이의 맛..)
정확히 한 줄이다. 삐뚤지 않고, 중심도 잘 맞췄다.
반숙란은 서비스다. 기분 좋으실 때는 3개,
안 좋으실 때는 1개를 주는 것 같다.
지단 하나로 마음이 찌릿해질 줄 몰랐다.
“이걸 위해 얼마나 집중했을까?”
(글 쓰는 나조차 반성하게 되는 눈에 즐.거.움.)
갑자기 입맛보다 눈물이 먼저 돌았다.
숟가락을 들었다. 오늘도 한 개뿐이다.
지단부터 살짝 떼어낸다.
노른자 향이 퍼지고, 고기와 함께 씹히는 식감.
누군가, 아무 말 없이 등을 토닥이는 듯했다.
고기가 달다. 양파가 달다. 밥은 부드럽고,
세상이 순해진다.
혼자 먹다 웃은 적이 있었던가?
내 입에서 피식—소리가 났다.
(맛의 향연...)
(겉으로 보이지 않지만
나와 숨박꼭질 하듯..)
고기 밑에 숨은 양파가 예상보다 많았고,
그 양념이 너무 진지해서 웃을 수밖에 없었다.
창밖엔 햇살이 조용히 내려앉고,
내 밥 위엔 지단 한 줄이 눕는다.
그날, 나는 밥보다 위로를 먹었다.
계산하며 사장님이 한마디 물었다.
“지단 괜찮았죠?”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말은 안 했지만,
“지단이 아니라 오늘이 괜찮아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