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의 심리학》18편

왜 우리는 회의 때 말하지 않는가 – 말할 권리와 침묵의 심리학

by 라이브러리 파파

형, 회의 때 좋은 아이디어가 있었는데
그냥 말 안 했어요.
왜냐면 말해봤자 묻힐 것 같았고,
괜히 튀는 것도 싫었거든요.


이런 말, 너무 자주 듣는다.
그리고 형도 비슷한 감정 느꼈던 적 많아.

회의 시간, 10명 중 2명만 말을 하고
나머지 8명은 고개만 끄덕이거나

무표정하게 앉아 있는 풍경.

이게 한국 회사의 표준 회의 모습처럼 느껴지지?

근데 이건 단순히 ‘말 안 하는 성격’의 문제가 아니야.
이건 ‘말해도 된다고 느끼지 못하는 분위기’

때문이야.



침묵은 수동적인 것이 아니다

심리학에서는 이걸
Naive Realism(순진한 실재론)과
Perceived Voice Opportunity(발언기회의 인식)로 설명해.

사람은 이렇게 생각해.


“내가 이렇게 느낀다면 다들 그렇게 느낄 거야.”
“이거 말해봤자 별로 신선하지 않겠지.”
“이 분위기에서 내가 먼저 말하면 튀겠지.”


이런 심리 상태가 반복되면
사람은 점점 말하지 않는 쪽이 더 안전하다고 학습하게 돼.

그리고 어느 순간,
침묵이 의견이 돼버린다.



회의에서 말하지 않는 사람들의 공통점

형이 경험상 느낀 침묵의 조건들을 정리해볼게.


말해도 변화가 없을 때
→ 피드백이 없는 회의는
→ 말을 해도 ‘소용없다’는 감각만 남기지.


말한 사람만 책임지는 분위기일 때
→ “그거 네가 하기로 한 거잖아.”
→ 말 한마디가 업무 전환이 되면 누구도 쉽게 입을 열지 않아.


리더가 먼저 결론을 말할 때
→ 리더가 먼저 방향을 정하면
→ 구성원은 다른 말을 하기가 어려워져.



침묵의 회의, 말문을 여는 방법


회의 시작 전, 발언의 목적을 명시하라
→ “오늘은 방향을 정하려는 회의가 아닙니다.
자유롭게 의견을 듣고 싶어요.”
→ 목적을 정하면 부담이 줄어.


‘잘못된 의견도 괜찮다’는 신호를 주자
→ “그 생각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방향이에요.”
→ 반박 대신 수용적 언어를 사용해야
팀원들이 다시 말할 용기를 갖게 돼.


침묵한 사람에게 따뜻하게 기회를 주자
→ “○○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단, 이 질문엔 ‘판단하지 않겠다’는 믿음이 담겨야 해.



형이 해주고 싶은 말

사람은 말할 줄 몰라서가 아니라,
말해도 괜찮다고 느끼지 못해서 침묵하는 거야.

좋은 회의는 ‘똑똑한 사람이 말하는 자리’가 아니라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자리’야.

그걸 바꿀 수 있는 건,
회의실 안에서 첫 번째로 입을 여는 사람,
혹은 침묵을 존중하는 리더의 말 한마디일지도 몰라.


다음 편 예고

20편은
〈내가 만든 결과가 팀의 성과로 사라질 때 –

공헌의식과 인정욕구의 심리학〉
일을 했는데 아무도 몰라주는 그 허무함

대해 이야기해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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