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의 무게와 화면 속 숫자 사이
형은 요즘
거의 모든 결제를 카드로 한다.
한 번의 터치(삼성페이, 큐알),
삑,
끝.
지출 내역은 앱에 남고
카드사 포인트도 쌓인다.
하지만 가끔—
지갑 속에서 현금 한 장을 꺼내
직접 건넬 때,
형은 조금 ‘덜’ 소비한 느낌을 받는다.
카드 – 숫자로 남는 소비, 가벼운 지출
카드는
빠르고 편하다.
들고 다니기 쉽고,
잔돈이 생기지 않고,
모든 내역이 기록된다.
형의 소비는
‘정리된 데이터’로 남는다.
하지만
그만큼 가볍다.
지불하는 실감이 줄어든다.
다섯 번 긁은 카드는
다섯 번 쓴 기억이 아닌
한 줄의 ‘합계’로만 남는다.
현금 – 감각으로 남는 소비, 무게가 있는 지불
반면 현금은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고,
지갑에서 빠져나간다.
만원 한 장이 줄어드는 건
카드 한 번 긁는 것보다
더 ‘실감’이 난다.
형은 가끔
돈을 건넬 때
‘지불했다’는 감각이
손끝에 남는 걸 느낀다.
그리고 그 감각이
소비를 조심하게 만든다.
그래서 너는 지금, 뭘로 계산하고 있니?
형이 보기엔
현금과 카드의 차이는
지불이 기억으로 남느냐,
숫자로 남느냐의 차이다.
카드는
한 달 뒤 통장 잔고를 보고 놀라게 하고,
현금은
지갑 속 얇아진 무게로 이미 경고한다.
둘 다 쓸 수 있지만
형은 중요한 순간만큼은
‘느껴지는 방식’으로 결제하려 한다.
형의 마지막 한 마디
형은 어느 날
편의점에서
카드를 꺼내려다 말고
지갑에서 천 원짜리 두 장을 꺼냈다.
계산대에 올려진 그 순간,
형은 중얼거렸다.
“이건 사는 게 아니라
진짜로 ‘주는 느낌’이야.”
너는 오늘,
무엇을 ‘지불하고’ 있니?
그리고 그 지불은
기억에 남고 있니,
아니면 잊히고 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