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5,133만 – 대한민국 인구, 사라지는 관계의 지도
밤이 되면 도시의
창문에 불이 하나둘 켜진다.
그 불빛은 따뜻해 보이지만,
그 안에 몇 사람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어떤 집은 가족이 함께 있고,
어떤 집은 혼자 밥을 먹는다.
그리고 어떤 집은, 켜진 불빛조차 없다.
그곳엔 사람이 살고 있지만,
사람 사이의 ‘관계’는 살지 않는다.
2025년 대한민국 인구는 약 5,133만 명.
숫자만 보면 우리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 속에 살고 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사람을 점점 만나기 어려운 사회가 되었다.
출생아 수는 매년 줄고 있다.
2024년 기준 23만 명도 채 안 된다.
역사상 최저다.
1인 가구는 전체의 3분의 1을 넘겼고,
65세 이상 인구는 이미 18%를 넘었다.
곧 사망자가 출생자보다
많은 해가 올 거라고 한다.
이제 이 나라는
사람이 줄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방식이 사라지고 있는 중이다.
이제는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잠을 자고,
혼자 살 집을 구한다.
누군가에게는 혼자 사는 것이 편하고 좋을 수 있다.
하지만 ‘혼자’가 아니라
‘혼자일 수밖에 없는’ 사람들도 있다.
가족을 잃은 사람,
연락이 끊긴 사람,
누구와도 연결되지 않은 사람.
우리는 그들의 숫자를 통계로 기록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은 확실히 존재한다.
불이 꺼진 창문처럼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예전엔 인구 통계가 성장의 지표였다.
얼마나 태어났는지, 얼마나 교육을 받는지,
얼마나 일하고, 얼마나 돈을 버는지.
이제는 그 통계가
얼마나 죽는지,
얼마나 혼자인지,
얼마나 고독한지를 기록한다.
그래서 인구 통계를 볼 때마다
나는 사람 숫자보다, 관계의 부재를 본다.
이 숫자는 사람 수가 아니라,
점점 사라지고 있는 연결의 수다.
숫자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 숫자는 분명히 말하고 있다.
“우리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 속에서, 점점 더 혼자 있다.”
지금 당신 옆에 누군가 있다면,
그건 단지 동행이 아니라
이 시대에서 가장 귀한 ‘관계’ 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 숫자 안에서 살고 있지만,
그 숫자가 우리를 설명하진 못한다.
설명하는 건,
매일 나눴던 짧은 인사,
같이 먹은 한 끼,
손을 뻗을 수 있는 거리.
사람은 숫자가 아니라, 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