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 속의 몰입과 고요 속의 긴장 사이에서
형은 요즘
카페에서 글을 쓸 때가 많다.
옆자리의 대화 소리,
잔을 닦는 소리,
천천히 흐르는 음악.
분명 ‘시끄럽다’고 말할 수 있는데,
그 속에서 이상하게
형은 더 집중된다.
카페 의자 – 흐름 속의 몰입
카페의 의자는
길게 머무는 자리가 아니다.
등받이가 조금 불편하고,
자꾸 누군가의 말소리가 들려오지만
그 모든 것들이
형의 ‘리듬’을 만들어준다.
한 페이지 쓰고,
커피 한 모금 마시고,
다시 키보드를 두드린다.
형은 카페에서
조용하지 않은 집중을 경험한다.
시간을 잊기보다는
시간을 ‘밀고 나가는’ 기분.
도서관 의자 – 정숙 속의 긴장
반면 도서관의 의자는
정해진 목적을 위해 놓여 있다.
조용하고,
정돈돼 있고,
집중 외엔 할 수 없는 구조.
등을 곧게 세우고
책을 펼쳐야만 하는 자리.
형은 그 자리에 앉으면
어쩐지 내가 감시당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그 긴장감이
형을 흐트러지지 않게 만든다.
소리 하나 없는 공간에서
형은 자기 마음의 소리를 듣는다.
그래서 너는 지금, 어디에 앉아 있니?
형이 보기엔
카페 의자와 도서관 의자의 차이는
‘몰입의 이유’와 ‘몰입의 방식’의 차이다.
카페에선
혼잡함을 밀치며 집중하고,
도서관에선
질서 속에 자신을 맞춘다.
둘 다
‘나’를 꺼내는 장소지만
꺼내는 속도와 방향이 다르다.
형의 마지막 한 마디
형은 어느 날
도서관에 가기엔 마음이 무겁고
집에서 쓰기엔 너무 나태해서
가까운 카페로 향했다.
자리를 잡고 앉은 그곳에서
주변의 소음을 들으며
형은 이렇게 중얼거렸다.
“지금 이 소음이
내 안의 생각을 꺼내주는구나.”
너는 오늘,
어디에서 집중하고 있니?
그 공간은
너를 흐트러뜨리고 있니,
아니면
조금씩 꺼내주고 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