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그 어두운 그늘 아래》

9편. 우리가 진짜 잃어버렸던 것

by 라이브러리 파파

“형, 그럼 결국… 노조는 지금도 필요하다는 거죠?”
“그런데 왜 사람들은 점점 멀어지죠?”

그래.
필요하긴 해.
근데 사람들이 멀어지는 것도 이해돼.
그건, 노조가 무너졌기 때문이 아니라,

'의미'가 무너졌기 때문이야.



노조가 처음 태어났을 때

노조는 누군가의 말처럼
“세상의 가장 낮은 자리에서 처음으로

손을 맞잡은 사람들”이 만든 거야.
너무 약해서,
그냥 조용히 사라지기엔 억울했던 사람들.

그들은 싸우기 전에 모였고,
소리 지르기 전에 손을 잡았어.
그게 노조의 본질이었지.


그런데 지금은?

소리만 남고, 온기는 사라졌고

말은 많지만, 목소리는 들리지 않고

조직은 커졌지만, 감정은 멀어졌지


사람들은 이제 ‘정의’라는 말보다
‘존중’이라는 말에 더 귀 기울여.
그리고 그 존중은,
누가 옳은가보다,

누가 어떻게 말하는가에서 온다는 걸 알아.


우리가 진짜 잃어버린 건

‘권리’도,
‘보상’도 아니야.

사람 사이의 신뢰야.

회사와 직원 사이에,
조합원과 리더 사이에,
노조와 사회 사이에
믿음이 사라진 거야.


그래서,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형은 가능하다고 믿어.

말이 아니라 태도로

명분이 아니라 행동으로

투쟁이 아니라 협상으로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지켜보는 너희 세대로부터


다시 쌓을 수 있어.
노조라는 단어 말고,
노조가 가진 정신부터 다시 시작하면.


후배에게

이제, 형이 하고 싶은 마지막 말은 하나야.

“노조가 중요한 게 아니야.
누군가 옆에서 ‘너 힘들지?’라고

말해주는 구조가 중요해.”


그 구조를 지키는 게 노조라면,
그건 나쁜 게 아니야.
그건 너의 삶에 필요한 구조야.

그걸 지켜보는 네가
어떤 목소리를 낼지는, 이제 너의 차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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