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범석 Mar 07. 2016

임범석 교수의 오토 디자인 이야기

카디자인 교수,  카디자이너, 카마니아의 심도 있는 차  이야기입니다



는 태생적 자동차  마니아입니다.

그리고 아직도 자동차에서 눈을 떼을 수가 없습니다.

자동차 디자인 교수 이기전에 그저 무작정 자동차가 좋은 

이른바  ‘Car Guy’ (‘자동차 사내’ 정도로 번역을 해야 할까 하는)–입니다.

왜냐고 물은다면 저의 대답은… 그냥, "마냥 좋으니까" 이죠.




아마도 



자동차는 모든 소년의 꿈이다.

모든 남자는 소년이다.



인 이유가 아닐까요.



내 마음 한편에는 늘 ‘자동차 키드’의 기질이 고스란히 살아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특별한 이유를 다질 필요 없이 

자동차라면 가리지 않고 좋아했고,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디자인 스케치 by 임범석




자동차에 관한 것이라면 뭐든지 좋습니다.


그냥 ‘자동차’라는 낱말만 들어도 무작정 가슴부터 두근대기 시작하니까요. 


마냥 바라보기만 해도 좋고 운전하는 것은 물론 너무나도 즐겁습니다. 

커피 한잔을 들고 디자인을 몇 시간이고 이곳저곳 곰곰이 살펴보는 것은 최고의 낭만이죠.

엔진 사운드만 들어도 황홀하고 심지어 차 안팎의 냄새까지도 사랑스럽습니다. 

한마디로  자동차의 모든 걸 좋아합니다.




런 자동차 들이 그 증명 들이 아닐까요?






‘콜벳(Corvette)’


1974 Corvette C3 (3세대 모델) / 스케치는 저의 책 ‘오토 디자인 100년후 미래를 그리다’에서 46 페이지



1953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가장 미국적인 디자인의 대표주자입니다.

물론 1963년형 (단 한해만 생산되었던) ‘스플릿 윈도’– 2개로 갈라서 나누어졌던 뒤창을 지칭하는– Sting Ray (가오리) 모델이야 말로 콜벳을 디자인 리더로 끌어 오린 공신, 울룩불룩 근육질 같은 펜더,

그러면서도 매끄럽게 처리된 면,  후드부터 루프 그리고  트렁크까지 이어지는 이른바 ‘본 라인’(Bone Line)의 속 시원함, 남성스러운 디자인을 꼽으라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디자인입니다.


한, 두 세대 (특히 5세대)  실망스러운 세대 디자인을  용서받을 수 있었던 것은

이런 훌륭한 디자인 조상 덕이 아닐까? 

디자이너들 중에서 콜벳 좋아한다면 왠지 ‘촌스럽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저는 콜벳 디자인  팬입니다.




1963 Sting Ray Corvette



가장 아이코닉 모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 뒷 창은 시야를 가린다는 이유( 정말이다…안탑깝게도)로 

그 다음 해부터  일체형으로  변경되었습니다. 


.

.

.

.

.

.

.



1973 4 Rotor Mid Engine Corvette




제가 가장 높게 평가하는 콜벳 디자인 모델 중 하나입니다. 가장 미국적 – 여기서 미국적 이란,  막힘없고, 프로포션에 아낌없는 ( 라인을 차량 길이에 맞추어 자르지 않고, 가야 될 때까지 가서 멈추는),  힘 있는 디자인이라는 뜻 – 거기에다가 유럽적 –깔끔하고, 잘 정제된, 분위기도 잘 가미된 지엠 자동차 디자인이 아직도 업계를 

리드하던  시절의 좋은  예라고  생각합니다.




‘아이즈온 크래식’ 쇼에 전시되었던 콜벳 4 로터 컨셉트카




지엠 자동차 디트로이트  스튜디오에서 일하던 시절 ‘아이즈 온 클래식’ 쇼에 전시되었던 콜벳 4 로터 컨셉트카 입니다. 신참 디자이너들의 일중 하나는 하루 종일 순서를 정해 차 옆에 서서 대기하는 일이 었습니다. 

내 차례가 돌아왔을 때 꿈에도 볼 수 없었던 차라, 얼른 타보고 말았습니다


… 아이고 저 표정… 하고는







지금껏 평생 자동차를 끼고 살아왔지만 

왜 그렇게 자동차가 좋은지 는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예술품 같은 스타일 때문일까요? 아니면 온갖 멋진 장비들로 가득해서일까요? 아니면 성능 때문일까요?


자동차가 그렇게 좋은 단 하나의 이유를 지금까지도 찾아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1967 Ferrari P3/4’





제가 뽑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동차 랭킹에서 상위권에 속하는 모델 중 하나.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모든 현대적 슈퍼카 디자인의 시작점 

이라고 할까?



저 풍만하면서도 균형 잡힌 펜더, 가장 심플하게 처리하면서도 분명한 프런트 엔드 디자인,

아주 아주 과감하게 처리한 캐노피 스타일 엎퍼 바디, 

지금은 시도 조차 할 수 없는 프로포션… 정말 침이 꼴깍 넘어가는  디자인입니다.


실차는 또 얼마나 납작한지… 정말 하나의 조각품 같은 물건이 이 레이스카 라니, 

더 이상 이보다 섹시한 자동차 디자인이 있을까요?









‘1974 Lamborghini Countach LP 400’





"이건 자동차가 아니라 우주선이죠"


어린 시절 소년중앙에서 처음 사 잔 한 장을 봤는데, 

글쎄 모델명을  ‘카운타크’라고 했던  기억이…’쿤타쉬’라고 해야죠.

어쨋던 디자이너와 비 디자이너를 통틀어 인기 있는 디자인 (드믈게도…)입니다.

도대체 40년의 세월을 늙지 않는  디자인이라고 할까? 

정말 입이 딱 벌어지는 디자인이죠. 

저도 열열한  팬입니다.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혈관에는 아마도 휘발유가 흐르고 있을 거야.”라고 

미국인들은 이야기합니다. 혈관에 휘발유가 흐른다? 흠, 그런데 전기차도 좋아하니 이걸 어쩌죠? 그렇다면 내 혈관에는 약간의 전류도 흐르고 있을지 모르겠군요.











‘1972 Maserati Boomerang by ITAL Design’




지난 20세기 최고의 자동차 디자이너로 치송 받는– 저 역시 동의하는 – 

쥬지아로의 전성기 작품.

종이접기 같아 보이는 직선과 단순한 것 같은 (하지만 실은 훨씬 세련된) 면 처리,

그리고 아낌없이 사용된 디테일들… 너무나도 빈틈없는 선과선들의 비율의 조화, 

감히 함부로 복제될 수 없는 영역이죠.











려서부터 깊은 관심과 흥미를 가져온 자동차는 내 꿈이자 삶이고 간절히 바라는 미래였습니다.

그 모든 출발점은 장난감 자동차였어요. 장난감 자동차를 향한 지독한 사랑은 성장하면서 

점차 진짜 자동차로 옮겨 갔습니다.


처음엔 그저 운전 한번 해보는 게 소원이었고 그다음 엔 차를 갖고 싶어 지더군요. 

차를 갖게 되니 직접  뜯어보고 고쳐보고 싶어 지고 그 단계를 거치고 나니 

급기야 내 손으로 차를 한 대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아주 어릴 때부터 키워 온 꿈은 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단계를 거치며

자동차 디자인의 세계로 저를 이끌었습니다.










1975 Hyundai Pony by ITAL Design 

(제 책 페이지 29) 





쥬지아로의 전성기 작품 중의 하나고 우리나라 최초의 고유모델인 ‘포니’이죠. 어린 저의 기억에도 선명하게

남아있는 프론르앤드 디자인. 트윈 사각형 베즐아늬 운형 헤드라이트 는 간단하면서도 강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제 책 커버 스케치도 포니로 했었죠.



가진 거라고는 좋아하는 자동차를 향 한 고집스런 열정, 그리고 그걸 위해서라면 뭐든 하려는 의지뿐이었습니다. 아무리 불태워도 사라지지 않는 열정이 가득했습니다. 힘든 과정을 견딜 수 있었던 건 다 그 열정 덕분입니다. 


힘겨웠던 유학 시절은 내 안에 가득한 열정을 끄집어내는 과정이었고, 자동차 디자인은 

그때 내가 찾은 해답이었습니다.


지금껏 살아온 삶을 되돌아볼 때마다 나야말로 진정 행운아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세계 최고의 자동차 디자인 학교인아트센터 디자인 대학 Art Center College of Design을 찾아낸 

것부터 그렇습니다. 그곳에서 가장 탁월한 자동차 

디자이너들로부터 배우고 익히면서 새로운 세계를 만났고 또 미래의 디자인 리더들을 만났습니다.



학창 시절에는 세계 1등 브랜드인 미국의 제너럴모터스 (GM)에서 양산차 브랜드 최초의 전기차 제작에 

참여하는 큰 행 운을 누렸습니다. 이 경험은 내게 ‘미래 콘셉트 디자인’이라는 확실한 길을 안내해 주었지요.


졸업 후엔 세계 자동차 시장의 지배자로 군림한 일본 무대에서 ‘최초의 한국인 디자이너’로 누구보다 화려한 

시절을 보 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새로운 형태의 미래 교통수단 (Future  Mobility)을 연구하며 

자동차 디자인의 미래를 여는 데최선을 다 하고 있습니다.




" 자동차는 꿈을 실현해 주는 기계입니다. "




자동차는 미래의 삶을 앞당겨 우리 앞에 보여주기도 합니다. 

자동차 디자인의 진화는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알고 있는 자동차를 미래에는 볼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미래의 자동차는 오늘날의 자동차와는 완전히 달라질 것입니다.


예측할 수 없는 자동차의 미래가 두렵지 않냐고요?

두렵기는커녕 오히려 짜릿한 전율이 느껴질정도입니다. 뛰는 가슴으로 그 미래를 지켜보려 합니다.


미래에도 자동차는 여전히 멋질 겁니다.


미래의 자동차 형태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든 수소연료전기차든,

자동차의 파워 트레인 (Power–Train) 이 어떻게 변하든 

한 지점에서 또 다른 지점으로 이동하는 수단으로써의 역할은 변함없겠지요.


미래에도 자동차는 인간의 가장  신나는 이동수단일 테니까요.


자동차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 아니면 자동차와 관계없는 분 일지라도 

이 칼럼을 통해 매혹적인 자동차 디자인 세계를 접하고 영감을 얻어 

자신의 열정을 온전히  쏟아부을 만한 것 한 가지를 꼭 발견했으면 합니다.


지금보다 훨씬 멋진 인생을 위해서 말입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