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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티 Nov 10. 2023

세상에 힘들지 않은 교사는 없다

교티의 상담수첩

학교에서 만나는 동료 선생님들을 보면 대부분 좋은 인상에 자신감 있는 모습, 그리고 자기 분야에서 전문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런 선생님들을 보고 있으면 그들은 어떤 문제이든지 뚝딱 해결할 것만 같고, 웬만한 어려움에는 흔들리지 않을 것만 같다. 대부분 앞에 서는 것을 두려워하지도 않고 누군가가르치는 직업이기 때문에 더욱 그리 보일 것이다. 내가 경험한 어린 시절 스승은 대단한 존재였다. 항상 해결책을 제시하던 그들을 이제 바로 옆에서 지켜볼 수 있는 기회가 지금 나에게는 있다.


상담교사로서 가끔 동료교사들을 상담하게 되는데 학생 지도에 관해 의논하기도 하고, 때로는 개인적인 어려움을 스치듯 이야기하시는 경우도 있다. 또 다르게는 상담을 받고 싶다며 정식으로 찾아오실 때가 있다. 나는 상담사이기도 하지만 동료교사이기도 하기 때문이중관계에 속한다. 직장동료에게 자신의 어려움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데, 그럼에도 가끔 감사하게도 상담을 신청해 주신다.


여러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며 내가 느낀 것은 사회생활을 하며 대화하고 함께 지내는 것만으로 이 사람의 모든 면을 알 수 없다는 것과 세상에 힘들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가끔 마음속으로 매우 놀랄 때가 있다

'아니 이 선생님께서 이런 고민을 가지고 계시다고?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걸?' 하고 나는 생각한다. 학교에 굉장히 적응적으로 생활한다고 생각하던 분이 학교에 적응하기 힘들다고 이야기한다거나 학생들과 매우 잘 지낸다고 생각하시던 분이 학생과의 관계를 고민한다던지 하는 식이다. 또는 교직생활이나 개인적인 사건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호소하시는 선생님들도 많이 계신다.


그리하여 내가 알게 된 사실은 우리는 타인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이다. 타인의 고민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하지 않 때문에 그들이 사소한 단서를 보낼 때  알아차리지 못한다. 각자가 가지는 어려움은 복잡하고도 깊다. 미해결 된 과제는 누구에게나 있다.


세상에 힘들지 않은 교사는 없다. 세상에 힘들지 않은 사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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