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교사로서 학교에서 일을 하면 학교의 전교생을 상담할 수는 없지만 몇몇 학생들과는 많은 회기의 상담을 진행하면서 친밀한 사이가 됩니다. 학창 시절에 고민이나 어려움이 클수록 저와 자주 만나게 될 확률이 많습니다.
상담을 통해 자주 만나 온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나이가 들며 고등학생과 성인이 되고 저는 학교에 남아 또 다른 아이들을 또 상담하며 현장을 지키는 것이죠. 그렇게 학교를 지키다 보면 졸업한 학생들이 종종 연락올 때가 있습니다. 아이들은 이제 어른이 되어서 각자의 위치에서 삶을 잘 살아내면서 또 크고 작은 고민들 앞에 서 있습니다.
오랜만에 만나거나 연락을 한 학생들은 자신의 학창 시절 뾰족했던 모습들을 부끄러워하기도 합니다.
학생: "그때 저 때문에 고생 많으셨죠? 저 지금 안 그래요. 그때 저 사춘기라서 그랬어요"
또 나중을 기약하면서 더 나은 사람이 되어 찾아오겠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학생: "샘 멋진 어른이 되어서 찾아갈게요! 열심히 하고 있어요."
그런 학생들에게 저는 말합니다. 힘든 시절의 어려움을 함께 고민해 볼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고, 또 지금의 삶을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도전하고 있으니 이미 멋진 어른이라고 말입니다.
고민이나 어려움을 상대방에게 듣는 경험은 아무에게나 허락되는 것은 아닙니다. 가족에게조차도 쉽게 허락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누군가의 어려운 시절을 함께 지나갈 수 있는 것은 큰 영광입니다. 시간이 지나 삶을 잘 살아가고 있는 학생들을 보는 것은 제가 상담을 계속할 수 있는 하나의 큰 이유이자 동기이기도 합니다.
졸업한 아이들과 종종 연락하며 오늘도 말 못 할 고민으로 힘들어하고 있을 학생들 곁을 함께버텨줄 것을 다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