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교사 안은영

by 김지은이

안은영의 세계를 처음 알게 된 건 넷플릭스 드라마를 통해서였다. 광고문구에서도 나왔듯이 이상하면서 아름다운 세계여서 나는 처음엔 이상함만 너무 크게 느낀 나머지 도무지 이야기에 집중이 되질 않았었다.


대체 저 유치한 칼은 왜 휘두르지? 장난치는 건가? 저 젤리들은 또 뭐지? 젤리들이 안 보이는 사람들한텐 은영이 미친사람처럼 보일 것 같은데, 은영은 오랜 기간 쌓인 숙련치 덕분인지 잘도 젤리에게 집중했다.


그러다가 강선과의 이야기를 알게 되었을 때부터 나의 집중력도 갑자기 높아져 앞부분의 이상함까지 모두 포용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을 사랑하게 되었다.


은영과 강선 모두 실제 그들의 속마음은 어떤지, 무엇과 싸우고 있는지는 아무 상관없이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것으로 판단 당하는, 그러면서도 그런 억울함을 그저 받아들이는 사람들로 보였다.


“다치지 말고 경쾌하게 가란 말이야.”


유난히 기운없고 어둡던 어느 날의 은영에게 강선이 알록달록한 무기를 건네던, 그리고 응원과 격려와 해결책과 걱정까지 많은 것들을 함께 건넨 이 장면에서 나는 한참을 눈을 뗄 수 없었고 위안을 얻었다.


언제부터인가 내가 아주 민감하게 느끼게 된 것 중 하나는 평범하지 않아보인다는 의심의 눈초리들이었다. 그리고 그 눈총을 가라앉히기 위해 부던히도 노력해왔다. 하지만 지치기만 할 뿐 내가 기대했던 결과를 받을 수는 없었다.


이야기 안에서 은영은 만화동아리 아이들과 어울리며 위안을 얻었다고 한다. 만화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편견이 없는 부류 중 하나라고 했던가?


나에겐 내가 속하지 않은 세상을 볼 수 있는 매개체들이 그런 위안의 공간이었다.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는 그리고 아주 따뜻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들 덕분에 나는 아직까지도 숨을 쉬고 있다. 은영의 세상을 포함해서 말이다.

현실도피로 보이려나?

아무렴 어때 나는 이 맛에 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