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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디브 리브어보드+프리다이빙(3)

다이빙에 미친 사람들만을 위한 프로그램

by Han
우와...하는 장면도 있지만 그건 한순간...


몰디브는 mal'DIE'ves...??


(1) 몰디브 리브어보드는 다이빙에 미친 사람들만 가기로 하자


몰디브 리브어보드 프리다이빙 트립도 벌써 절반이 지나갔다. 그리고 우리는 벌써 두 번의 다이빙을 스킵했다.


먹고 자고 다이빙하는 일정이 이렇게나 힘들 줄이야. 지옥훈련이 따로 없다. 잠이라도 푹 잘 수 있으면 모르겠지만, 흔들리는 배 위에서 쌓인 피로감을 모두 해소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하루 네 번의 다이빙. 허허.

더구나 우기인 지금은 이곳이 몰디브 인지 mal'DIE'ves 인지 잠시 고민하게 될 정도. 파도와 조류, 미친듯한 바람과 싸우고 나면 남는 건 하얗게 타버린 껍데기뿐이다.


3-4일짜리 리브어보드라면 재밌게 즐길 수 있겠지만, 일주일짜리는 절대 추천하지 않는다. 특히 우기라면 푸른 하늘 대신 미친듯한 파도와 쏟아지는 빗줄기만 볼 수도 있다...


물론, 다이빙 사이트마다 매번 새로운 풍경이 펼쳐지고 새로운 어종을 볼 수 있다면 호기심으로라도 버티겠지만 프리다이빙으로 즐길 수 있는 사이트 자체가 다양하지 않은 것 같다.


* 기상 악화로 다이빙 스케줄이 바뀌는 건 당연하지만, 어딘지도 모르는 체 내려주는 곳에서 다이빙하는 호갱은 되지 말자. 이건 강사의 몫이 크다.

미리 공지된 다이빙 사이트 중 프리다이빙으로 접근이 어려운 곳(5 rocks 같은)은 어디인지,

스쿠버 다이버들이 해당 사이트에서 다이빙할 때 프리다이버들은 어떤 대안이 있는지,

정도는 일정 시작 전 혹은 최소 전 날 정도는 가이드와 미리 협의하는 게 맞다고 본다.


5월 리뷰와 비교해 배의 컨디션은 그대로


(2) 꼭 가야 한다면 호라이즌 3은 피하자


그래도 꼭 리브어보드를 해야겠다면 배를 잘 고르자. 예약 전에 꼭 언제 취역했는지, 최근 리모델링을 했는지, 리뷰는 어떤지 확인해야 한다. 가격이 조금 더 비싸더라도 제대로 된 배를 타자.


호라이즌 3의 경우, 에어컨 고장/보일러 고장 등으로 가뜩이나 피곤한 심신을 더욱 피곤하게 만들었다. 심지어 보일러는 출항 한참 전부터 고장 나 있었는데 제대로 고치지도 않고 투어를 시작한 것. 에어컨 역시 하루 걸러 미지근한 바람만 나오는 선풍기로 전락해버렸다.


호라이즌 3은 자쿠지, 에어컨, 도니로 오르는 계단 등 많은 것들이 고장 나 있었다. 흰개미/바퀴벌레도 들끓었다. (The boat is in disrepair with the jacuzzi, dhoni steps, room air conditioning, etc. broken...The boat is filled with termites and cockroaches)
- 트립 어드바이저의 22년 5월 자 리뷰


나무 바닥, 책상 가릴 것 없이 튀어나오는 플라잉 흰개미(termites)


어느 날부터 밤마다 나타나는 불쾌한 날벌레들. 위의 리뷰에서 나온 흰개미였다. 매일 저녁 십수마리를 잡아야 잠에 들 수 있었다.


다이빙 스케줄이야 앞서 말했듯 기상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 하지만 흰개미/바퀴벌레 등의 해충도 제대로 박멸하지 않고, 고장 난 지 한참 된 보일러와 에어컨을 제대로 정비하지 않고 나오는 건 고객에 대한 기만이다.


본사에 전화를 걸고, 몇 번이나 컴플레인을 걸고 나니 "이걸로 퉁치자"는 느낌으로 싸구려 양주를 한 병 던져줬다. 결국 에어컨은 어찌어찌 수리됐지만, 이미 여행은 거의 끝나버린걸.


정리해보자면,

일주일짜리 리브어보드는 극기훈련에 가깝다.

다이빙에 미치지 않고서는 버티기 쉽지 않다 (프리다이버는 특히나)

우기엔 가지 말자. 싼 데는 이유가 있다(싸다고 해도 이 돈이면 동남아를 두세 번은 다녀올 수 있다)

배를 잘 고르자.


(3) 리브어보드 부분 환불은 정확한 기록이 없으면 불가능


모든 여행 상품이 그렇지만 여행이 끝나면 제대로 된 환불이나 문제점 제기가 불가능해진다. 특히 이 따위 배를 운행하는 양아치 회사라면 더. 뭔가 문제가 생기면 항상 사진 및 영상을 확보하고, 승선한 직원에게 클레임을 걸어 기록을 남겨놔야 한다.


그리고 누누이 얘기하지만 이건 인솔자의 몫이다. 이래서 여행업 등록이 제대로 된 업체를 끼고 여행을 다녀야 한다. 컴플레인을 걸고, 사진을 찍고 몇 번이나 이메일을 주고받으면서 도대체 왜 이걸 220만 원 씩이나 주고 다녀왔는지 아직도 믿을 수가 없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호라이즌 3은 절대 naver 타면 안 된다. 그리고 인솔자는 절대 투어 기간 중 술판이나 벌이고 놀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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