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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록군 Sep 22. 2022

아침, 9/21

오늘 아침을 시작하면서

꿈속에서 헤맸다. 수많은 꿈이 단편영화처럼 방영된다. 서로 연관성이 없는 짧은 영화. 이런 형식을 뭐라고 하더라? 모노로그? 아 이 짧은 어휘력하곤.


꿈은 신기하다. 꿈을 꾸다 일어나고 한시간 정도 흘렀는데 아까는 그렇게 나름 생생하게 기억되던 꿈이 이제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꿈 일기장이 필요하다.


나는 요즘 일어난 후 내가 잠자는 동안 꾼 꿈의 이야기를 다시 떠올리는 즐거움을 갖는다. 나만의 인셉션에서 루프에 빠지다가 깨어난다.


오늘 꿈속에서는 시골 동네 친구들과 우리집을 같이 차를 타고 올라왔다. 센과치히로의 행방불명처럼 차가 바닷길을 가르며 달렸다. 우리 집은 바다속에 뿌리를 박고 솟아 있었다.


그러다 또 다른 꿈을 꿨는데 지금은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물론 아무런 스토리에 연관성은 없었다. 첫번째 바다길 꿈은 얼마전 다시 본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어제 봤던 벼랑위의 포뇨가 섞인것 같다.


바다길을, 파도를 헤치며, 달리는 기분은 꿈속 이었지만 너무 시원하고 행복했다.




꿈속에서 허우적 거리다 9시가 다 되서 일어났다. 10시에는 무조건 카페로 가서 작업하겠다고 다짐 했는데 첫날부터 늦겠다. 아내가 출근할때 같이 나가서 댕댕이들 산책을 시켰다.


엘레베이터에서 내리자 복도부터 한기가 스며든다. 춥겠다고 생각하고 빨리 돌고 들어오자고 생각하며 나갔다. 그런데 햇살이 너무 따뜻하다. 귀여운 강아지 한마리와 주인 아주머니를 만나서 한 10분을 같이 있었다. 아주머니들의 언변은 도저히 끊을수가 없다. 우리 봄이를 너무 이뻐해주시니 먼저 가기도 어려웠다. 그러다 아주머니께서 먼저 들어가시고 이 날씨를 만끽하는 봄이와 브루스, 그리고 나도 기분이 덩달아 좋아져서 20분정도를 천천히 돌고 들어왔다. 마음 같아서는 운동화를 신고 뒷산을 한바퀴 뛰고 싶다.


하지만 그러면 11시나 되야 갈 것이다. 나만의 출근 시간은 지켜야지. 어쨌든 아침 청소는 먼저 해야하니까. 이불을 털고 청소기를 돌리고, 설거지를 하고, 샤워를 하고, 가방을 챙긴다.


내가 나간다는 것을 느낀 봄이는, 내가 샤워할때부터 욕실앞을 지킨다. 그래도 어쩔  없다.  눈동자가 마음에 걸려 간식을 하나씩 주고, 얼른 집을 나선다.




이디야가 집 옆에 있어서 참 감사하다. 걸어서 3분이란것이 수많은 아쉬움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벌써 거의 한달째 이곳이 내 사무실이 됐다.


집에서 해볼까 시도하다가도 매번 실패... 역시 일하는 공간은 따로 있어야 한다. 잔을 가져가면 200원도 할인해주고, 쿠폰도 정립된다. 모닝커피 한잔에 3000원. 맛도 괜찮다. 무엇보다 오늘은 날씨가 너무 좋아서, 테라스에서 책을 보며서 광합성을 할 생각에 설렌다.


요즘 나만의 독서방법인 티끌독서로 책을 천천히 읽고 있다. 이제 네번째 책인 코스모스를 읽는다. 예전에 한번 읽었지만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그리고 그때는 뭔가 이건 읽어야하는 책이라는 부담으로 억지로 읽었다. 그러니 뭐가 남았겠나.


지금은 그런 부담없이 나만의 방법으로 읽어간다. 내 아침이 이렇게 시작된다. 햇살이 따뜻해서 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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