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라 병아리

마왕을 그리워하며...

by 앤 셜리

내가 좋아했던 신해철의 '날아라 병아리'


어린시절 초등학교 앞에서 파는 노란 병아리에 마음을 빼앗겨 엄마의 신신당부에도 불구하고 한 마리에 500원 하는 병아리를 사서 혹여 숨이라도 못 쉴까 하얀 비닐봉지에 구멍을 송송 뚫어 고이 안고 갔던 그 날.


엄마의 갖은 구박에도 굴하지 않고 쌀이랑 조를 듬뿍듬뿍 줘가며 키웠건만 결국은 며칠을 버티지 못 하고 죽고 말았지. 어린 마음에 얼마나 슬펐던지 한참을 울고 메리야스곽으로 관을 만들어 계란꽃을 가득 넣고 무덤을 만들어줬던 유년의 기억...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야 나의 얄리가 왜 그렇게 빨리 죽었는지 알게되었다. 원래 학교 앞에 파는 병아리들은 가장 약한 병든 병아리였다는 것을...

이 노래를 들으면 그때 그 시절이 떠오르곤 해서 왠지 애정이 가는 노래였다.


그런데 그가 얄리처럼 예고도 없이 너무나 빨리 우리 곁을 떠났다. 나의 학창시절 야자 시간에 라디오로 또 마이마이 카세트로 들었던 그의 수많은 노래들... 한동안 그의 노래를 잊고 살았지만 그의 노래에는 단지 멜로디가 아니라 인생과 철학이 담겨있음을 이제서야 겨우 깨닫는다.


지금 이 순간도 믿지지가 않지만 그런 그를 이제 다시는 볼 수가 없다. 참으로 인생이 덧없음을 다시금 절감하게된다. 천국이란게 있는지 모르겠지만 노랫 속 얄리처럼 부디 아픔 없는 곳에서 맘껏 하늘을 날아다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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