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K-컬쳐와 K-브랜드는 전 세계 시장에서 점점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특히, K-Pop시장은 10년 정도의 짧은 기간만에 엄청난 글로벌 확산을 이루었다.
[K-Pop뿐만 아니라 영화, 드라마 등의 넓은 범위로 확장된 K-Culture]
필자는 2012년에 미국에서 지내면서 넓은 쇼핑몰 공간에서 계속해서 흘러나오는 ‘강남스타일’을 들으면서도 놀라고 감탄했었는데, 불과 12년만에 아시아뿐만 아니라 유럽에서 남미까지 많은 K-Pop 팬들이 있을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 K-Pop 뿐만 아니라, K-드라마, K-푸드, K-뷰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뚜렷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K-Pop의 높은 위상 덕분에 함께 성장한 것도 있겠지만, 각 분야에서 K-브랜드 제품의 특장점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12년 간행물 “한류: K-Pop에서 K-Culture로" 표지 :강남스타일이 확산된 2012년 이전부터 K-Pop의 다른 영역의 확장을 고려해왔다]
필자는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과 함께 일하면서 다수 시장을 분석하는 변리사로서 K-컬쳐와 K-브랜드들의 성장과 현재 높아진 위상을 보면서 자긍심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앞에 “K”가 붙은 상태가 유지되는 것이 미래에 긍정적일지 의문을 가지고 있다. “K”가 글로벌 시장에서 주류 또는 표준과 구분되는 분류로 보는 상황이 계속되도록 만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이다.
시대가 변하면서 주류는 변하게 되고, 별도 하위분류로 취급되던 것이 주류가 되면 더이상 별도 분류로 불리지 않게 될 것이다. 단기적 성공을 넘어서 장기적으로 글로벌 주류나 표준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전략적 재정비가 필요하다. 필자의 관점에서 K-Pop, K-푸드, K-뷰티가 현재 위상에 대해 얘기하고 주류가 되기 위한 방안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K-Pop: 글로벌 소비를 넘어 글로벌 제작으로 대중화 확대
K-Pop은 독특한 음악 스타일과 매력적인 안무, 그리고 감각적인 비주얼로 전 세계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이러한 K-Pop의 성공은 소셜 미디어와 글로벌 팬덤의 적극적인 참여로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K-Pop 엔터테인먼트 회사와 아티스트들은 다양한 해외 아티스트와 협업하고 다양한 문화적 요소를 통합하는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는 현재 K-Pop 자체를 좋아하는 소비층 뿐만 아니라 기존 글로벌 주류 음악을 선호하는 소비층까지 확장하기 위해 필요한 전략이라고 본다.
[퍼포먼스와 팬덤 문화를 기반으로 글로벌 확산된 K-Pop]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 장기적이고 영속적인 위상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K-Pop에서 “K”를 때어내고 한국에서 시작된 음악이 주류(Popular)가 되어 특정 시점 이후의 Pop이라고 하면 그전까지 K-Pop이라고 칭하던 음악을 말하는 것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위상을 갖게 된 K-Pop 스타일 음악이 한국에서 생산되어 해외에서 소비되는 형태가 아니라 해외에서도 K-Pop 스타일의 음악이 생산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다.
K-푸드: 글로벌 식문화에서의 혁신적 확산
음식은 앞서 얘기한 음악/컨텐츠와 달리 글로벌 주류 음식이라고 표현되는 것은 없다. 각 나라마다 주식은 존재하고, 다른 나라 음식은 얼마나 많은 그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자주 먹는지에 따라 확산 수준에 차이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나라 음식이지만 대중적으로 즐기기 쉽게 자연스럽게 현지화되고 있는지도 확산 수준을 말해준다고 생각한다.
[이탈리안 푸드가 현지화되어 확산된 사례인 “파인애플 피자" - 유튜브 ‘돈스토리’ 발췌]
최근 K-푸드 중에 글로벌 인기가 있는 것은 불닯볶음면, 김밥, 한국만두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K-푸드는 다른 나라 음식들과 다르게 간편식과 냉동식품 시장을 통해 글로벌 확산을 하고 있다. 다른 국가에 레스토랑이 생기고 늘어가면서 확산되었던 태국음식, 베트남음식 등과 달리 냉동식품, 간편식품의 형태로 확산되어 다른 나라 음식보다 빠른 속도의 확산과 광범위한 시장 침투가 가능하다.
["없어서 못 팔아" 한국 냉동김밥 美마트 품절 대란 - MBC 뉴스데스크(2023.08.26) 발췌]
K-푸드가 다양한 문화권에서 더욱 확산되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현지의 맛과 요구를 반영한 제품 개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 K-푸드 회사가 글로벌 성장과 확산을 위해 이러한 노력을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다양한 국가에서 기존 K-푸드 중에서 시장 확대 가능성이 높은 음식을 확산시키면서 해당 국가 내에서 자연스럽게 K-푸드의 현지기업 사업화와 K-푸드의 현지화가 이루어질 수 있게 만들어야 K-푸드 자체가 글로벌 시장에서 영속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게 될 것이다.
K-푸드가 글로벌 확산이 한국기업의 성장과 같이 가기 위해서는 한국기업이 만든 K-푸드에 대한 브랜드 가치 확보와 브랜드 관리가 중요할 것이다. 제대로 된 K-푸드를 먹으려면 한국기업이 만든 브랜드를 먹어야 한다고 인식되어야 할 것이다. 즉, 한국음식이 동양의 세련된 고급음식이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한국 기업이 공급하는 식품이 오리지날이면서 고급 이미지에 가장 부합하는 퀄리티를 가진다는 인식이 글로벌에 확고히 자리잡아야 할 것이다.
K-뷰티: 세계적인 뷰티 트렌드의 선도하는 브랜드 이미지
K-뷰티는 중국/아시아 시장 중심으로 중국인이 좋아하는 프리미엄 한방 화장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하는 단기적인 성장 방향에서 세계 소비의 중심인 미국시장 중심의 인디브랜드 화장품이 인기를 끄는 성장 방향으로 변경되었고 필자는 이러한 방향을 K-뷰티에 있어서 아주 긍정적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K-뷰티가 미국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것은 무엇일까요?
[미국 내 수입화장품 점유율 - 헤럴드경제 2024.06.27. 기사 발췌]
필자는 ‘K-뷰티 제품들이 가지는 글로벌 뷰티브랜드 제품 대비 가격경쟁력’과 ‘미국 소비자들의 최근 트랜드와 K-뷰티 제품의 방향성의 맞아떨어짐’이라는 두가지 이유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근 북미소비자들이 ‘점점 더 포괄적인 스킨케어’와 ‘간단하고, 가볍고 부드러운 메이크업’에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이러한 니즈에 잘 부합하는 K-화장품이 북미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은 것이고, 이와 함께 K-뷰티제품의 가성비도 더 빠르고 넓은 확산을 가져온 것이다.
K-뷰티브랜드 제품에서 ‘가성비’와 ‘가격경쟁력’이 빠지게 되었을 때도 북미 소비자들에게 계속해서 선택받을 수 있을까? 물론, 다른 나라 화장품이 더 낮은 가격으로 금방 한국 화장품의 퀄리티를 넘어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지만, 다른 나라 브랜드사들도 한국 OEM, ODM사를 통해 제품을 생산하면서 가성비와 가격경쟁력을 따라올 수 있을 것이므로 다른 분야에서 가성비라는 장점을 중국 등에 빼앗긴 적이 있는 것처럼 K-뷰티도 대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브랜드 가치를 높혀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니즈를 해결해줄 수 있는 최적의 제품이 우리 브랜드라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한다. 즉, “K”를 때어내고 어떠한 화장품 분류에서 특정 포지셔닝을 갖는 대표적인 브랜드로 소비자에게 인식되어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결론
당연히 K-Pop의 성장이 K-푸드나 K-뷰티의 성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지만, 그러한 긍정적인 영향을 지속 가능한 성장과 정착으로 가져가기 위해서는 각 분야의 시장 확산 전략이 필요하다. 그리고, ‘K-푸드 자체의 시장 확산’과 ‘K-뷰티제품이 부합했던 시장니즈의 유지 또는 확산’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본질적인 부분에 대한 높은 가치를 제공한다는 브랜드 이미지와 가치를 확보하는 것이다. 이러한 시장 확대와 함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브랜드 이미지와 가치 확보를 노력하고 해당 브랜드로 영속적인 비즈니스가 가능하도록 브랜드 관리/보호도 미리 신경쓰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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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정태균 파트너변리사는 BLT 전략본부장으로 스타트업들의 IP전략, BM전략, 시장진출(GTM) 전략 수립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필자는 연세대학교 전기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2011년 48기 변리사 시험에 합격했으며, 현재 여러 분야의 스타트업의 IP(특허, 상표, 디자인)업무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참여하여 성장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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