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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특허법인BLT Nov 11. 2021

메타버스의 대명사, 로블록스 메타버스에는 관심이 없다?


대세, 메타버스 너는 누구냐

최근 몇 년 전부터 메타버스(metaverse)라는 단어가 끊임없이 화제가 되고 있다. 며칠 전에는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META)로 바꾸고 메타버스가 페이스북의 미래라는 선언까지 한 바 있다. 많은 분들과 마찬가지로 필자 역시도 메타버스가 정확히 무엇인지 아직은 모르겠다. 가상현실과 비슷한 것 같기도 한데, 차이가 정확히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어떤 플랫폼이 메타버스로 분류될 수 있는지 명확한 기준이 잡히진 않지만 아무튼 메타버스가 대세는 대세인 것 같다.



일찌감치 민간 기업에서는 물론이고 지방자치단체들도 메타버스 열풍에 올라타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존 플랫폼과 다른 독자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예산을 편성한 지자체도 있을 정도로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도는 무척 뜨겁다.


[전국 지자체 최초 메타버스 온라인 시상식을 개최한 김포시 보도자료 일부]



메타버스와 관련된 특허의 동향

메타버스 분야의 특허는 상황이 어떨까? 메타버스의 선두업체라고 할 수 있는 로블록스(ROBLOX)의 특허를 살펴보았다. 로블록스는 미국 특허청에 88개의 특허를 출원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매년 특허출원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는데다, 출원 후 18개월이 지나야 출원 여부에 대한 정보가 공개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2021년에는 20건 이상의 특허출원이 진행된 것으로 예상된다.



로블록스의 특허에 포함된 키워드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재미있는 점을 하나 발견했는데, 로블록스의 특허 88건 중에 어디에도 메타버스(metaverse)라는 키워드는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허 명세서 전문 상에 사용된 모든 키워드를 분석한 자료를 깊게 들여다보더라도 마찬가지였다. 메타버스의 대명사인 로블록스는 자사의 특허명세서 상에 메타버스 라는 단어를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로블록스 미국특허 중 일부 주요 키워드]


이와 같은 현상을 기초로 볼 때, 로블록스는 다음 두 가지의 입장 중 하나를 취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로블록스의 사례는 메타버스라는 테마에 크게 관심이 없거나, 아니면 의도적으로 메타버스라는 키워드를 감추고 싶어 한다는 두 가지 중 하나의 경우에 속하는 것이다. 로블록스 홈페이지를 보면, 로블록스의 정의와 미션을 아래와 같이 이야기 하고 있다.


                    


Roblox is a global platform that brings people together through play.


Roblox’s mission is to bring the world together through play. We enable anyone to imagine, create, and have fun with friends as they explore millions of immersive 3D experiences, all built by a global community of developers.



                                                    [로블록스 홈페이지 내용 발췌]


위 내용을 보면, 로블록스는 스스로를 글로벌 게임 플랫폼으로 정의하고 있는 것 같다. 로블록스가 관계 기반의 게임 플랫폼으로서 함께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 컨셉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즐기면 그만인(?) 게임유저들에게 이해시키기 어려운 메타버스라는 개념을 굳이 사용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2004년부터 이어져오면서 이미 메타버스가 이슈되기 전부터 로블록스는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타인이 보기에 로블록스는 메타버스의 대표격인 기업이지만) 로블록스 스스로는 메타버스 기업이라는 점을 크게 생각하고 있지 않는 것 같다.

이런 내용을 고려한다면, 로블록스의 당분간의 행보 또한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많은 메타버스 플랫폼들이 B2B나 비즈니스 영역으로 확장하면서 수익모델을 다각화 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데, 로블록스는 이와 같은 다각화 전략 보다는 게임 플랫폼으로서의 본질에 더 집중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본다.


검색 키워드의 중요성

다시 특허 이야기로 돌아와서, 만약 누군가가 메타버스 관련 특허를 검색하기 위해서, 메타버스(metaverse) 라는 키워드를 검색 엔진에 입력했다고 한다면, 로블록스의 88건의 특허는 검색 결과에 전혀 등장하지 않게 된다. 특허 검색에 있어서 키워드를 선정하고, 키워드를 유사키워드까지 확장하고, 키워드 간의 관계에 대한 검색식을 설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키워드를 잘못 설정하게 되면, 원하는 방향과 다른 특허 검색 결과를 얻게 되고, 잘못된 결과물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는 잘못될 것임이 불을 보듯 뻔하다.




특허, 터미놀로지의 미학(art of terminology)

그럼 로블록스는 메타버스라는 키워드 대신, 어떤 키워드로 자신의 기술과 이에 기반한 특허발명을 정의하고 있을까? 영문 특허명세서 상에서 빈번하게 언급되는 용어는 gaming platform, collaboration platform, online gaming, game play, online gaming platform, avatar, game platform 등이다. 로블록스 홈페이지에서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로블록스의 플랫폼 정체성은 게임이고 특히 아바타와 협업 기반의 게임 플랫폼이며, 이와 같은 정체성과 기업이 특허를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이 로블록스 특허 상의 용어에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특허 문헌에서의 터미놀로지 설계 전략에 따라 상대 기업으로부터 특허를 은닉할 수도 있고, 경쟁 기업에게 의도적으로 잘못된 시그널을 보낼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유사한 기술 내용이라고 하더라도 터미놀로지에 따라 특허 요건인 진보성에 대한 판단이 다르게 내려지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특허 문헌에서 자사의 기술을 어떤 용어를 통해 설명하는지 그리고 권리범위를 설계할 때 어떤 용어를 사용하는지에 따라 결과에 있어서 큰 차이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 많은 전략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필자 소개

유철현 대표 변리사는 서울대 재료공학부를 졸업하고 2007년 44기 변리사 시험에 합격했습니다.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직접 투자하는 ‘엑셀러레이터형’ BLT 특허법률사무소를 시작으로, IT와 BM분야의 전문성을 살려 다양한 기술 기반 기업의 지식재산 및 사업 전략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심의위원과 한국엔젤투자협회 TIPs 사업 심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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