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이 끝나고 난 뒤

잃어버린 내 이름을 찾아서

by 멍든새

방송작가로 일하면 연예인을 많이 만나는지, 내가 만난 연예인 중 가장 예뻤던 연예인, 친절했던 연예인, 싸가지가 없던 연예인은 누구인지, 방송국에서 사내연애를 하면서 느낀 장단점 등 다양한 이야기를 하며 글을 좀 더 이어갈 수 있겠지만 그건 내 이야기가 아니니까 방송작가에 대한 글은 여기서 마무리하려고 한다.

방송작가로 일했던 경험을 글로 쓰면서 느낀 건 참 열심히 살았다는 거다. 덕분에 육아를 하는 동안에도 선배들에게 연락을 종종 받았다. 초반에는 육아와 동시에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겠냐며 제안을 들었지만 낮아진 면역력 때문에 대상포진이 생겨서 일을 할 수 없었다.


이후에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닌다는 걸 알고 본격적으로 일자리를 제안받았다. 아이를 키우는 선배라 등하원 시간을 확인하기도 했다. 아침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맞벌이라는 걸 증명할 수 있다면 저녁 7시까지 연장 보육도 가능하다고 이야기했다. 선배는 하원 도우미를 써서 밤 9시까지 아기를 맡기는 방법도 있다고 말해주었다. 그런데 과연 밤 9시에는 퇴근을 할 수 있을까? 밤 9시부터 아침 9시까지 되는 시간 중에 내가 아이를 볼 수 있는 시간은, 아이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방송작가는 쉽지 않은 직업이다. 나보다 더 오랜 경력을 가진 작가 선배가 있는데 그 선배도 아기가 태어난 이후 육아에 전념하고 있다. 둘째까지 낳고 다시 작가로 돌아갔지만 연차를 많이 깎고 일하는 선배도 있다. 그럼에도 자신의 상상이 눈에 보이는 결과물로 나온다는 매력에 많은 이들이 매료된 직업이기도 하다.

PD인 남편은 지난 긴 시간을 종이 몇 장, 글 몇 자로 정리하는 게 아쉬운 모양이다. 하지만 이 글은 내게 마지막이 아니라 뜨거운 시작일 거라는 마음으로 열정을 담아 썼다. 그동안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과 믿어주는 사람, 걱정해주는 사람이 있어서 좀 더 힘을 낼 수 있었다. 모두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