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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랑별 Dec 31. 2020

송구영신(送舊迎新)

'은감초'를 다시 새기며

송구영신(送舊迎新)


이 네 글자가 이렇게 와 닿은 적이 있었던가 싶다.

말 그대로 '옛것을 보내고 새것을 맞이하는',

다른 말로 하면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12월 31일 오늘,

온 마음을 다해!

2020을 송구하고, 2021을 영신하고 싶다.


이 네 글자가 이렇게 낯설었던 적이 있었던가 싶다.

이맘때면 거리에 사람이 넘쳐나야 하는데,

엄동설한일수록 사람들의 따뜻한 입김들이 넘쳐나야 하는데,

자정이 되어갈 쯤이면 가족들과 손 잡고 예배당이든, 법당이든, 보신각 종 주변에든,

발 디딜 틈 없는, 사람 사이에 낑겨 발이 공중에 떠 있을 정도로 북적이는 곳에 있어야 하는데,

너무나 생소한 차분함이 낯설다.



은감초


그래도, 한 해 잘 보냈다. 그리고 이제 진짜 보낸다.

돌아보면 많이 아팠던 한 해, 역사 속에 남겨두고 싶은 한 해가 간다.

20-20, 이런 연도가 없다고 쌍따봉처럼 쌍브이를 흔들어대며 시작한 한 해,

더블 빅토리가 아니라, 더블로 실패한 것만 같았던 시간들,

역시 세상만사 모르는 거고, 인생 얄궂은 거다.


그래도, 다시 한번 큰 숨 들이쉬며 '은감초'를 되뇐다.

풀이름이 아니다. 힘들 때나 슬플 때 삶을 지탱해준 나만의 이니셜이다.

'은혜, 감사, 초심'


어디서, 왜, 어떻게 왔는지 모르지만, 이 땅에 살아가고 있다는 것 자체가 신비고 은혜라는 생각,

지옥 같은 한 해를 보냈지만, 그럼에도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음에 감사, 감사할 수 있음에 또 감사,

그리고, 초심,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감사와 기쁨과 행복의 순간들, 지금의 나를 잊게 만들어준 시작,

되뇌고, 되새기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2021년, 인생의 새로운 장을 준비하며 설레려 노력해본다. 

그리고, 첫 번째 작심 3일일지언정 원. 뚜. 뜨리를 적어본다. 


항상 우선순위의 맨 위에는 가족의 '건강'이 있다. 그거면 된다.

2021년은 전 세계의 건강으로 적어본다.

그거면 된다. 그렇게 되길 진심 빌어본다.



이제 다시 출발한다~!

언제나 그랬듯, 어떤 일이 벌어질지, 어디로 걸어갈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 또 한걸음 한걸음 나아갈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끝내 이기리라!"


2020년,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2021년, 모두 파이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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