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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랑별 Dec 20. 2020

영화 <올드 가드>, 올드(Old)와 가드(Guard)

첫인상과 선입견으로 '상상' 하고 '느낌' 하는 프리뷰(preview)

* 이 글은 영화 시청 전 참고하시면 좋은 프리뷰(preview)입니다. 설명을 위해 영화 앞부분에 대한 약간의 

   스포를 담고 있습니다. 작품을 보신 후 이 글 다음에 이어지는 리뷰(review)를 보셔도 좋습니다.


'불멸을 견디는 자들의 끝없는 전투'


<올드 가드>의 다양한 포스터 속 제일 많이 등장하는 카피 문구이다. 사실, 영화를 처음 접할 때 우리가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는 요소들은 포스터 속에 다 들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목, 카피 문구, 이미지.


원래 우리의 눈이 포스터를 보면서 제일 먼저 훑는 것은 전체 이미지이지만 그건 뒤에서 살피기로 하고, 여기서는 먼저 텍스트들(제목과 카피)에서 받는 첫인상 또는 선입견을 먼저 얘기하기로 한다.


제목과 카피는 대부분 그 의미가 연결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불멸을 견디는 자들'이라는 문구는 어떤 존재인지 몰라도 '굉장히 오래 살아온 자들'(Old)의 이야기라는 걸 암시한다. 또한 그들의 '끝없는 전투'는 어떤 전투인지는 몰라도 '무엇인가 또는 누군가를 지키기 위한 싸움인가?'(Guard)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 아무리 그래도 단어에만 너무 함몰되면 안 되니, 재미와 관심을 위해 영화 도입 부분을 조금만 살펴봅시다!

   두 단어에 대한 상상은 이후 바로 이어갈 테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o^


세계 최강(feat. 최장수) 용병팀의 임무 실패 장면


# 돌아온 전사들과 새로운 미션, 함정과 실패, The End?

     (* 약간의 스포 포함, 이 단락 패스하셔도 ok)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것 같다. 각자 따로 떨어져 은밀히 살던 네 명의 친구들이 모였다. 반가운 조우도 잠시, 그들은 새로운 의뢰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나눈다. 한동안 내려놓았던 일, 리더인 앤디(샤를리즈 테론)는 깊은 고민에 빠진다. 총을 다시 잡을 것인가 말 것인가,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그들은 용병이었다.


탐탁지 않지만 결국 앤디를 중심으로 다시 뭉친 전사들은 완전무장을 하고 임무지로 향한다. 그런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항상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고 했던가... 함정이었다! 그리고 완전한 임무 실패, 아니 작전이 폭망한 정도가 아니라 그 자리에서 전원 전사한다. 총알받이가 되어 쓰러져버린 네 명의 아웃사이더.

 

주인공들이 다 죽었다. 끝? 영화가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관객 입장에서는 순간 살짝 멍해진다 ^^;

사실, 요즘 영화나 드라마들의 빠른 이야기 전개와 예상을 뛰어넘는 반전이 주는 매력은 굉장하다. 답답할 틈도 주지 않는 사이다 진행도 좋지만, 더 좋은 건 뻔하고 진부하지 않은 스토리와 플롯인 것 같다.

  

<왕좌의 게임> (왼쪽), <라이언 일병 구하기> (오른쪽)


시즌 8까지 몇 년에 걸쳐 방영되었던 <왕좌의 게임>을 처음 봤을 때, 그와 같은 신선한 충격을 많이 받았더랬다. 그리고 동시에 그 매력에 한동안 빠졌던 기억이 있다. 전개가 정말 빠르다. 전투 장면이 적나라하다. 피가 많이 튀고 목, 팔, 다리가 잘려나간다. 말 그대로 리얼이다. 그리고, 주인공이라고 생각했던 인물이 죽는다..!!!


예전의 <람보>나 <코만도> 같은 히어로들처럼 1당100을 상대할 수 있는 전사는 없다. 총알이 알아서 피해 가고, 비 사이로 막 가는, 천하무적, 영원한 영웅은 없다. 오히려 구조팀원이 다 죽고 라이언 일병 한 명만 살아남는 게 실제 세상이고, 나약한 인간의 모습이다. 나아가, 현실에는 영원한 악인도, 영원한 선인도 없다.


<엑스맨>의 울버린 (왼쪽), <킹덤> (오른쪽)


# 반전의 판타지..! '근데 쟤네들 뭐지?'


그런데! 피 흘리며 쓰러졌던 주인공들이 일어난다. 소생? 부활?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는 모르겠다. 원래 죽지 않는 건지, 기절했던 건지, 아니면 몇 번을 죽어도 다시 살아나는 건지 아직 알 수 없다. 


고전 캐릭터라면 피로 연명하는 드라큘라(현대 퓨전물 속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나 <트와일라잇>의 좀 세련된(?) 이미지도 가능), 국내외를 아우르는 요즘 대세 캐릭터로는 좀비(얘네들은 그렇게 오래 누워있지도 않는다), 아니면 <엑스맨>의 뮤턴트(돌연변이 초능력자) 중 자가 치유 능력을 지닌 '울버린' 같은 존재? 

 

평범한 인간으로 보이는 그들, 과연 그들은 누구인가, 아님 무엇인가? 지구인은 맞나? 

그들은 어떤 존재들이기에 사람인 듯, 사람 아닌, 사람 같은 존재로 살아가고 있는 걸까? 


'Who are they?'이건, 'What are they?'이건, 정체성(identity)에 대해서는 다음 글인 리뷰(review)에서 다루기로 하고 여기서는 다시 '두 단어'로 돌아보자.




'불멸'과 '전투' & '올드'와 '가드'


# 올드(Old)에 대해 꼬리를 무는 생각 


'올드'라는 단어에는 어느 정도의 시간 길이가 담기는 것일까? 얼마나 오래전이면 될까?

'옛날 옛적에'나 '롱 롱 타임 어고' 또는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서 시작되었던, 아랫목에서 들었던 옛날이야기가 문득 생각난다. 그런데, 그 시절은 '언제'를 말하는 거지?


'올드'와 '불멸'을 연결시켜 보면 올드에는 굉장히 넓고 깊은 의미들이 담길 수 있다.

예를 들어, 불멸과 '영원함(eternity)'을 다시 연결시켜서 불멸의 존재가 빅뱅이든, 창조든, 태초(in the beginning)부터 존재했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그 존재는 신적인 존재도 될 수 있는 것이고, 올드는 '영원 전'까지도 포함하는 큰 개념이 될 수 있는 거 아닌가?



고고학(考古學, Archeology)은 오래된 인류의 역사를 탐구하는 학문이라고 정의된다. 여기서도 '오래된'의 의미는 가능한 만큼 거슬러 올라간다는 걸 의미한다. 기독교의 경전인 성서 중, 좀 더 오래된 문서인 '구약'은 'Old Testament'라고 한다. 그리고, 그 오래된 39권의 시리즈 첫 책(Genesis)은 세상의 창조로 시작된다.


<올드 가드>에 대한 넷플릭스의 소개를 보면, 오래된 존재들은 수백 년 동안 어둠 속에서 견뎠다고 말한다. 그럼 그들은 최소한 중세 때부터 살아온 존재들이다. 그렇다면, 그들만 있었을까? 혹시 수천 년, 수만 년, 아니 위에서 상상하듯 세상의 시작에도 비슷한 존재들이 있었던 건 아닐까? 



# 가드(Guard)에 대해 꼬리를 무는 생각


'가드' 하면 생각나는 건, 기본적으로 '무엇/누구'로부터 '무엇/누구'를 '지킨다'는 것이다. 

살면서 우리가 깨달아가는 건, 세상에는 무수한(때로는 알 수도 없는) 위험과 위협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죽음, 사고, 폭력, 질병, 이제는 감당할 수 없는 바이러스까지... 


그리고, 우리는 그런 것들로부터 보호받기 원한다. 가능하다면 말이다.


영화 <보디가드> (왼쪽), 넷플릭스 <보디가드> (가운데), 영화 <아저씨> (오른쪽)
'키다리 아저씨' (왼쪽), 드라마 <나의 아저씨> (오른쪽)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왼쪽), 한 보험사 로고 '수호천사' (오른쪽)


연식이 있다 보니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영화 <보디가드>(1992)의 명장면(좌상단 포스터)이었다(cf. 뮤지컬도, 드라마도, 속옷도 아닌). 그리고 BGM으로 깔리는 휘트니 휴스턴의 목소리, "앤 다~이야~(and I~)"

거의 30년이 다 되어가는 작품이 넷플릭스에서 새롭게 리메이크되고 있다는 게 고무적인 건 덤.


우리 모두는 유명가수가 아니기 때문에 사설 경호원을 쓸 필요는 없다. 하지만 아이돌이 아니어도 삶의 실존 가운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위에 언급한 직접적 위험과 위협이 아니어도, 먹고사는 기본적인 문제를 비롯해 최소한의 보호와 도움이 필요한 부분들이 꾸준히 존재하는 게 인생이라는 놈이란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인생은 크고 작은 전투의 연속이다. <나의 아저씨>에는 현실이라는 전투 속에서 끊임없이 상처 받으며 지옥을 살아가는 친구가 등장한다. 한 잔, 한 숨에 하루 동안 쌓인 아픔을 날리려 노력하지만 쉽지 않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래서 그 친구도 우리도 '아저씨' 같은 존재가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는 어릴 때부터 혹시나 하며 그런 존재를 항상 꿈꿔왔다. 아니, 어쩌면 우리 곁에 항상 있었을 수도, 다녀갔을 수도 있다. 보이지 않지만 항상 그림자 같이 옆에서 지켜주는 '키다리 아저씨'처럼.


영화 속 올드 가드는 우리에게 아저씨 같은 존재일까? 그 '오래된 존재'의 '지키는 일'이란 무엇일까? 

"니들이 우주를 지켜..?'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가.오.갤. 같은 친구들일까? 아님 현실 보험 같은 존재일까?

오래됐다고 하니 신까지는 아니어도 수호천사 정도 되는 존재일까?


두 단어로 유추할 수 있는 상상은 여기까지만 하려 한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




'전사 샤를리즈 테론'


# 이미지로 압도하다!


마지막으로, 포스터 이미지 이야기를 해보자. 

샤를리즈 테론이 주인공이라는 것만으로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온 플럭스>,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 <아토믹 블론드>에 이어 이제는 넷플릭스로 도장깨기를 하러 온 강렬한 전사의 모습이 포스터에 담겨 있다. 그걸로 얘기 끝.


배낭 하나 달랑 멘 채, 선글라스와 간지 나는 도끼(?)로 데코 한 현대 전사의 모습, 그동안 보여주었던 다양한 매력과 액션을 넘어서 무엇을 보여줄까? 그녀의 진화된 모습을 보는 것 자체가 즐거움일 것이다~!

(cf. 회상 신을 보고 비교해보니 도끼가 맞는 거 같다. 바이킹인지, 켈트족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외에도, 외인부대 동료 중 <알라딘>의 자파가 누구인지, 어느새 훌쩍 어른이 되어버린 <해리포터>의 사촌 두들리는 어떤 활약을 하는지 찾아보는 번외의 재미를 누려보시길~!



어떤 존재의 어떤 삶이든, 존재한다는 것만으로 정체성(identity)과 역할(role)에 대한 고민이 있게 마련이다. 그건 결국 누구나 품고 있는, '내가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자 평생의 질문이다.


과연, '올드 가드' 그들은 인류의 역사 속에서, 왜 그리 오래 견디며 살아야 했을까? 무엇을 지키기 위해 네버엔딩의 싸움을 해 왔던 것일까?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전사로서, 외인부대의 리더로서 살아온 앤디(샤를리즈 테론)의 오랜 삶 속 비하인트 스토리로 들어가 보자. 그리고 그녀의 고뇌는 무엇인지 함께 느껴보자..!



* 이 글에 이어 리뷰(review)를 보시면 됩니다. 영화 먼저 보시구요~ 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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