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맞춰 인사해도 금세 돌아서 가버리는 길고양이를 보면
이별에 능통해버린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났거나
어쩌면 안녕, 이 싫어 아예 마음 단속을 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가끔 날 한참 따라오거나 기꺼이 자신의 몸을 만지게 해주는 고양이들도 있다.
그럴 때면 같은 침대에 누워 늘어지게 노곤하고 평온한 낮잠을 자고 싶어진다.
서로의 숨소리 박자를 따라 좀 시간을 제대로 허비하고 싶어진다.
그런 날이 내게 존재했으므로.
그것이 얼마나 나직하고 아늑하게 시간을 둥글리는지 아니까.
지금은 잃어버린 낮잠.
내 심장 박동이 천둥 같아서.
마치 자장가를 놓쳐버린 아주 어린 어른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