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by 나현수

어쩌다 닿은 땅

토양은 단단하고

수분 한 줌 스며있지 않았다.


태중에 깃든 작은 씨앗

소나기에 목을 축이며

메마른 틈을 비집고

억척스레 뿌리를 내린다.


흙먼지 일고

태양이 내리쬘 때면

몸을 낮춰 너를 감싸고


혹독한 밤이 오면

너의 숨결에 귀를 대고

얼어붙은 폐에

온기를 불어넣는다.


마침내 네가 날아오르는 날

여기보다 더 나은 곳에

닿길 바라며


잘고 얕은 뿌리를 띄워

바람에 너를 실어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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