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by 나현수

핵이 심기었습니다.

몸속 깊숙이 심긴 핵이

심장이 뛸 때마다 커져갑니다.


만나기 전에

만났을 때

그리고 잠시 헤어져야 할 때도

심장은 격렬히 뛰었습니다.


핵은 커지고

점차 광택이 선명해집니다.

하지만 이제 당신이 떠난다고 합니다.


조개의 살을 빼내는 것처럼

이제 생살을 헤집어야 되겠지만

커버린 진주를 빼낸 후

이어질 허전함이 더욱 두렵습니다.


심박 수를 조절했어야 했나 봅니다.

두근댈 때마다 꽁꽁 묶었어야 했나 봅니다.

압니다, 그럴 수는 없다는 걸.

그래서 이렇게 커져버린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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