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의 틈

by 나현수

벽돌에 금이 가 있어.

처음에는 멀쩡했겠지.

밟히다 보니 실금이 가고

계속 된 충격으로 금이 뚜렷해졌겠지.

우리도 이런 결말을 피할 순 없어.

여러 형태로 우리를 두드리는 무엇이 있을 테니까.

결국 세월 속에 누구든 금이 가.

벽돌에 금이 있어도 밟는 것처럼

우리네도 계속 밟히고 상처 입다

어떤 이는 틈이 생겨 바람이 시리게 지나가지.

결국 우리가 벽돌이라면

그래서 무엇이 밟아도 피할 수 없다면

향기로운 잎과 가지들을 골라

틈의 바닥부터 차곡차곡 메워야겠지.

바스러진 돌가루를 틈에서 빼어내고

틈틈이 그것들로 간격을 메우다 보면

밟힐 때에는 뭉실뭉실한 향기가 가득 차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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