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2011 뉴욕 맨하탄 그리니치 빌리지에서 거주하며 인턴생활을 하였다. 누군가가 나에게 인턴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공간과 장소는 어디었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위의 두 개의 사진 장면을 꼽는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센트럴 파크, 첼시 마켓이 아닌 동네 놀이터와 테이블이랑 의자가 달랑 있는 노변 카페의 모습이라니...혹자들은 뭔가 싶긴 할 것 같다. 너무 평범하고 일상적이기 때문이다.
너무 평범하고, 일상적이어서 더욱 소중하다는 나의 생각은 너무 감성적 혹은 넌센스일까?
1. 어린이 놀이터: social mix의 場
어린이놀이터는 일반적으로 주택가에 배치되어 있다. 그래서 주변 거주자들이 자주 이용하는 곳이다. 내 맘대로 아무때나 편하게 눈치보지 않고 운동도 하고 음료도 마시고 아이들 구경도 하고...거기에서 이웃들과 지인들은 대화도 나누고 만나기도 한다. 이러한 체류와 휴식 행위가 사회적 교류로 이어지는 매개적 역할을 한다는 차원에서 그러한 행위가 발생하게끔 하는 behavior setting이 어린이 놀이터이다.
한편, 다양한 층위의 이용자들이 이용한다는 측면에서 작은 사회를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2. 노천카페: 먹고 마시는 외식 공간 이상의 사회적 교류의 場
실내도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외기가 노출된 노천카페에서의 차 한잔의 여유는 나를 비롯한 도시민들에게 작은 위안을 준다. 을지로 노가리 호프는 메뉴가 맥주여서 그렇지 같은 기능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일에 치여서 혹은 삶 자체에 지쳐서 당장 장거리 여행이나 쇼핑이 여의치 않다면 내가 좋아하는 것을 먹고 마시는 것만큼이나 위안을 주는 요소가 있을까. 노천카페는 그러한 차원에서 어메니티 시설이기도 하다. 즉, 도시민의 편의증진과 활력을 준다고 보는 관점이다.
팬데믹 이후 놀이터, 노천카페의 이용이 어려워지면서 사람들의 휴식 장소 자체가 사라지고 있어서 그래서 더욱 예민해지고 우울해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모르겠다. 더더욱이 칸막이를 설치해서 이용할 수 있는 장소가 아니기에 이러한 모습과 활동이 더 이상 가능한 모습일지...그래서 더욱 그립고 소중한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