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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리 Jun 21. 2017

미술관 공간이 사람들에게 주는 영향

(3-3)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에서의 공간과 사람의 관계

이제야 매거진을 발행한다. 월요일을 매거진 발행일로 정하였지만 내 일정에 맞춰 글을 쓰다보니 발행일이 늦어지고 있다.


이번 글은 빌바오를 방문한 이유인 구겐하임에 관한 글이다. 빌바오를 여행지로 선택한 이유는 아직 가보지 못한 스페인 북부를 가고 싶다는 이유보다 북부의 도시 중 빌바오는 구겐하임 미술관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럼 이번 매거진에서는 이번 여행의 마지막 도시인 빌바오에서 구겐하임 미술관의 시간이 나열될 것이다.


지도를 보며 구겐하임 미술관으로 향해 곧게 나있는 길을 따라가니 철판으로 둘러싸여 각 면이 햇빛에 번쩍이는 구겐하임 미술관 건물을 보았다. 기존에 흔히 알고 있던 정적인 느낌의 네모난 미술관과는 달리 이리저리 면들이 날아가 있는 듯한 미술관의 첫인상은 강했다.

구겐하임 입구의 건너편 길목에서 연주중인 두 악단의 모습

미술관 앞에는 꽃으로 장식된 제프 쿤스의 강아지가 있었다. 햇빛에 지쳐 건너편 인도 그늘 밑에 서서 연주 중인 악사의 노래를 배경으로 미술관의 건물과 강아지를 마냥 보고 있었다.  


미술관 내에 들어서자 외관의 인상과 마찬가지로 내관 또한 이리저리 불규칙한 구조의 기둥들이 가득했다. 그 불규칙한 기둥과 기둥 사이에 전시장과 전시장을 잇는 복도에는 사람들이 지나다녔다.

<위를 바라보는 시점> 거대한 기둥의 사이의 복도를 걸어가는 사람들의 모습
<중간을 바라보는 시점> 미술관의 높은 천장을 보거나 사진으로 담는 사람들의 모습
<아래를 바라보는 시점> 건물의 윗층에서 내려다본 흩어진 사람들

미술관에 서면 내가 바라보는 시선의 높이에 따라 새로워 보이는 풍경이 좋았다. 어느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냐에 따라 미술관이라는 공간과 그 공간을 채우고 있는 사람들이 연출하는 풍경이 다양하였다.


작품으로 채워진 전시장 외의 복도에는 의자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가득하였다. 창으로 들어온 강한 햇빛을 피해 그늘 속 의자에 앉아있는 사람들, 미술관의 공간과 사람들이 만들어낸 풍경이 하나의 작품처럼 흥미로웠다.


리차드 세라의 작품 영상을 보고있는 사람들의 모습

전시장 내에서는 다양한 작품들과 그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나의 작품을 느린 속도로 감상하는 사람, 여러 작품을 빠른 속도로 감상하는 사람, 각자의 취향에 맞춰 걷는 속도가 달랐다.


미술관의 거대한 창이 만들어낸 밝은 면과 어두운 면 사이에 앉아 쉬고있는 아주머니
거대한 창의 긴 창의 틀을 풍경으로 서있는 부모와 아이의 모습

전시장에서 나와 창 넘어 강과 동네를 보았다. 강이 보이는 거대한 창은 창의 틀로 인해 조각조각 나 먼 곳에서 바라본 강이 거미줄에 엮여있는 듯 보이기도 하였다. 그렇게 한참을 전시장보다 건물의 주위를 돌아다니며 오랜 시간을 보냈다.


강과 나란히 나있는 길로 산책을 하는 사람들

커다란 창을 통해 보았던 강과 동네를 가까이 보기 위해 미술관에 나왔다. 강을 따라 양쪽으로 나란히 나있는 길을 걸으며, 동네의 주민 또는 관광객처럼 보이는 사람들과 함께 나란히 산책을 하였다. 미술관이 자리잡은 이 동네에는 강으로 인해 조금은 동네의 분위기가 나른해지며 부드러운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함께 산택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아기와 어머니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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