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솔져스] 후기

여전히 유효한 90년대식 미뽕 영화

by 조조할인

'12 솔져스'를 용산 IMAX LASER로 보고 왔습니다. 예고편과 간단한 소개만 봐도 아시겠지만, '12 솔져스'는 전형적인 미국 전쟁 영화입니다. 더 이상 걸프전이 아니라 이라크 전이나 911 테러를 기점으로 하는 전투, 전쟁 영화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나오는 걸 보면 이젠 시간이 어느 정도 흘렀다는 것도 느껴지네요. 하지만 영화의 알맹이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스크린을 젖게 만들 정도로 흐르는 땀과 피, 그리고 투철한 애국심은 그대로입니다. 게다가 제리 브룩하이머가 제작한 영화답게, 액션 시퀀스도 나름 준수한 편입니다. 올드한 방식으로 그려낸 미뽕 영화이지만, 여전히 재밌다는 게 함정이네요.


'12 솔져스'는 중간 중간 아쉬운 부분이 눈에 띄지만, 굳이 이 부분에 노력을 들이지 않습니다. 캐릭터들이 선보이는 유머는 좋으나, 초중반 드라마적인 요소들이 좀 늘어집니다. 인물들이 겪는 갈등이나 고초들도 생각보단 쉽게 쉽게 풀려가는 느낌이구요. 하지만 이게 뭐 중요하겠습니까, 어차피 영화에서 기대하는 건 따로 있으니까 말이죠. 말을 타고 총을 쏘는 군인들의 액션만으로도 영화는 충분히 밥값을 해냅니다. 중간 중간 공습 장면이나 크지 않은 전투 정도로 텐션을 끌어올리더니, 마지막 전투에 모든걸 때려박습니다. 말을 통해 시원하게 내달리는 장면들은 의외의 속도감을 선사하고, 얼마전 서울 하늘마냥 스크린에 자욱하게 깔린 먼지들 속에 빗발치는 총알들은 용아맥의 사운드를 타고 리얼함을 안겨줍니다.


안그래도 12명 밖에 안되는데 이걸 여러 조로 쪼개고 쪼개서 마치 '호빗 : 다섯 군대 전투'처럼 곳곳에서 조단위로 전투가 펼쳐지는데요, 그럼에도 긴장감이나 집중력을 잃지 않는 점은 인상적이네요. 전체적으로는 '블랙 호크 다운'이나 '론 서바이버'보다, 파괴신 마이클 베이가 얼마 전에 연출한 '13시간'과 더 흡사해보입니다. '13시간'을 재밌게 보셨다면 이 영화도 나름 괜찮을 것 같습니다. 화면비 전환은 없어도, 용아맥의 깨끗한 화질과 빵빵한 사운드는 전투의 리얼함을 배가시켜줍니다. 공습장면마다 뒷통수가 떨릴만한 진동이 느껴지는걸보면 역시 용아맥이다 라는 생각이 드는 것과 동시에 MX관이면 더 좋지 않았을까하는 욕심도 들더군요. 굳이 용아맥이 아니더라도 이왕이면 사운드가 빵빵한 극장에서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액션에 목마른 관객들에게는 꽤나 괜찮은 선택지가 될 것 같네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