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토피아 2' 리뷰: 탐욕의 눈보라와 상생의 목도리

영화 '주토피아 2'에 관한 비평문

by 김규민

디즈니의 흥행작 ‘주토피아’가 7년 만에 후속작으로 다시 돌아왔다. ‘애니멀 유토피아’라는 콘셉트에 걸맞게, 이번 편에서는 상생이라는 주제에 대한 디즈니적 상상력과 서술법이 돋보인다.

그 중심에는 미시적으로는 닉과 주디가, 거시적으로는 사회 전체가 있는데, 미시적 측면을 먼저 보여주는 이 영화는 우선 닉과 주디의 일방향적 관계성에 집중한다. 서로에게 주디는 무엇보다 정의감을, 닉은 무엇보다 안위를 추구하는 것처럼 보여 결국 충돌하게 되는 장면은, 말이라는 매체가 ‘나’의 은신처로 남용될 때 얼마나 얄팍해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 의도를 제대로 담지 못하고 소비되는 말은 비록 괴로운 진실로부터 눈을 감겨줄 수는 있어도, 상대방의 이해를 거둬들일 흡인력이 없기에, 본인의 상황을 더욱 부정확하게, 그리고 일방적으로 전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후에 두 캐릭터의 이면에는 각각 정의감을 가장한 ‘증명의 필요성’이, 안위를 가장한 ‘사랑’이 있었음이 드러나며, 말은 비로소 진정한 ‘나’를 대변하게 된다. 이렇듯 상대방을 이해시키는 능력과 그에 따른 쌍방향성을 회복한 말을 통해, 이 영화는 진실의 은폐란 얼마나 덧없는 것인지 다시금 숙고하게 한다.

이러한 ‘진실의 은폐’로 귀결되는 메시지는 거시적 묘사를 통해 사뭇 다른 형태로 전달되기도 한다. 은폐에 대한 문제의식이 개인적 차원에서 사회적 차원으로 옮겨가며, 영화는 부패한 기득권층이 행사하는 부조리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는다. 뱀 일족의 업적을 악용해 사리사욕을 채우고, 종적 우월의식을 통해 타 생물들을 차별했던 부패한 스라소니 정권을 처벌하며, 진실의 악의적 왜곡에 대해 신랄하게 질책하는 것이 그 예다. 그리고 이러한 통렬함의 대미는 교활함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뱀이 누구보다 강하게 진실을 표명하는 아이러니를 통해 장식된다.

무거운 주제에 대해 논하는 작품이지만, 유아층 관객도 쉽게 섭취할 수 있도록 만드는 디즈니식 창의력은 여전히 건재하다. 클리셰나 편의주의적 요소가 아예 보이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주토피아 사회 전반의 스펙터클적 확대, 관객을 반갑게 맞이하는 전편의 카메오들, 클래식 작품들에 대한 오마주 씬들, 그리고 왁자지껄하게 등장하는 새로운 인물들은 관객들에게 부담 없는 웃음을 건넨다. 이러한 친절한 방식에 힘입어 유쾌하게 퍼지는 정의관을 갖춘 ‘주토피아 2’는 탐욕과 배제를 머금은 잔혹한 눈보라 속에서도 상생의 목도리를 칭칭 감아주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영화다.


별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