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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요나 May 03. 2019

내성적인 엄마의 영어회화(3)-입떼기

초보 스피킹 연습 : 리딩이 하기 싫었던 내가 선택한 방법.

미국에 온 지 한 6개월에서 1년쯤 되니. 영어 소리가 익숙해지고 리스닝도 조금씩 들리기 시작하고, 말문도 살짝씩 트였다. 이런저런 표현들이 궁금해지기도, 말을 더 잘하고 싶은 욕구가 들었고,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나에게 맞는 영어 공부법을 찾기 시작했다.


평소 내가 잘 쓰는 표현들, 생각하다가 궁금한 표현들이 떠오르면 구글 검색을 통해 찾아보는 방법을 우선 써보았다. 처음에는 스스로 영작을 시도해 보았지만 실력이 달려서 어색한 표현으로 영작되는 표현들이 많았기 때문에 검색기에 의존하면 다양하고 풍부한 표현들을 알게 될 수 있어서 좋았다. 메모할 수 있는 문장은 메모하고, 외울 수 있는 것은 외웠다. 계속해서 새로운 문장을 접하다 보면 앞에서 익힌 표현은 잊어버리게 되는데, 언젠가 실생활에서 그 표현을 다시 쓰는 상황이 오게 되면 몇 번의 반복학습 끝에 그 문장이 체화되기도 했다. 인터넷 뉴스와 영어 책을 읽는 방법도 써보았지만, 왕초보 영어 스피킹에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사실 진도도 잘 나가지 않았다. 구사하는 어휘와 문장 수준이 평소 내가 많이 쓰는 표현과 달라서 그럴 만도 했다. 단계별 학습의 중요성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우선 나에게 별로였던 공부 방법 2가지를 먼저 말하자면,


1. 미드나 영화 한 편의 스크립트 독파하기(No)

Shadowing을 해야 한다는 주변의 조언이 있었고 실제로 그렇게 영어회화가 크게 늘었다는 사람들도 있다. 영어 스크립트 독파는 독학의 최고봉인 학습법이라 의지가 매우 강해야 한다. 매일 정해진 분량을 타이트하게 읽고 또 읽고, 같은 내용을 계속 봐야 한다. 아마도 그렇게까지 반복 학습하면 영어실력, 웬만하면 안 늘 수 없을 것이다. 스스로에게 하는 핑계이지만 적지 않은 나이에 육아와 살림을 병행하는 나에게는 짧은 시간에 당장 쓸 수 있는 영어 표현이 절실했다. 또한, 나는 같은 스토리를 반복해서 보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 아니다 보니 이 공부가 재미가 없었다. 자기에게 맞는 미드를 봐야 한다고들 이야기하는데, 나에게 재미있는 미드를 선택하면 공부보단 스토리 전개에 더 집중하다 보니 공부는 뒷전이고, 반대로 나에게 그다지 흥미 없는 미드(프렌즈, 모던 패밀리와 같은 전형적인 추천 미드)를 선택하면 공부가 재미있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드라마에 나오는 몇몇 표현들은 실생활에 잘 쓰이기도 하지만 많은 말들이 나의 언어 표현방식이 아니어서(농담, 유머 코드 등)와 닿지 않는 경우가 더 많았다. 결국 초기 단계에서 끄적거리다가 공부는 안 하고 결국 그 영화와 드라마만 다 보고 끝이 났다. ;)  영화나 미드 보기는 리스닝에는 좋았지만 스피킹에는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결론.  


2. Amazone Kindle unlimited와 Audible 정기구독(No)

둘 다 몇 달씩 Trial 구독을 해 보았지만, 끝까지 다 읽은 책이 없었다. 도움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초보 단계에서 실력이 크게 느는 느낌을 갖기는 어려웠다. 지금도 아마존 프라임을 통해 무료 책들이 나오면 다운로드하여 보기도 하고 평소 관심 있던 작가들의 책은 구매해서 보기도 하지만 끝까지 다 읽은 책은 안타깝게도 없다.

평소 독서가 취미인 내가 영어로 쓰인 책은 그렇게까지 느릴 수가 없다. 한 장 읽는데 며칠이 걸린 적도 있다.

아무리 재미있는 소설이나 관심 있는 주제도 진도가 빨리 안 나가니 결국은 끝까지 읽어지지가 않는다. 부끄럽게도..




결론은, 초보 단계에서 스피킹 표현을 늘리기 위해 내가 사용한 방법은 다음의 3가지 정도이다.


1. 유튜브 영어강의 채널


유튜브는 사람들이 많이 보는 영어채널을 자동으로 검색하고 올려주니 참 좋다. 많이 본다는 것은 그만큼 재미가 있거나 도움이 많이 된다는 이야기. 아마도 많은 분들이 잘 알고 계실 거 같은 라이브 아카데미 빨간 모자 선생님의 강의를 강추한다. 많은 영어공부 유튜버 들의 강의를 10개 이상 구독해서 보았고 나름의 필터링 노하우가 생겼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영어 공부 채널을 많이 만들고 있는지 2년 가까이 들여다보니 한국사람들의 영원한 숙제가 영어라는 것도 새삼 느껴지고, 유튜브가 얼마나 우리 삶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는지도 알게 된다. 그 많은 채널 중  '빨간 모자 선생님'은 영어회화에서 독보적이다.(사심 가득.?)  화면 구성도 그렇고 핵심을 찔러주는 것과, 문법도 같이 익힐 수 있다는 점, 표현을 여러 번 반복 연습할 수 있고, 스피킹 연습을 선생님과 같이 해보는 것, 표현들 모두 실생활에서 너무나 많이 쓰이는 표현이라는 점에서 완벽한 강의이다. 단순히 문장 하나를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대화 상황을 기억할 수 있게 강의가 구성되어 있다. 라이브 아카데미는 토들러 강의도 따로 있어서 초보 입장에서 계속 연습해 보기 좋은 상들이 많다. 리뷰 한번 달아보지 않은 소심한 구독자이지만 미국 생활의 많은 시간을 같이 하고 있는 내 영어 선생님이다. 1년 이상 꾸준히 듣고 있는 채널은 이거밖에 없어서 다른 유튜버들의 채널은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많은 분들이 이미 추천하기도 했고.

영어회화 학원을 한 번도 다녀본 적 없지만 단언컨대 이보다 잘 가르쳐 주는 분은 없지 않을까 싶다. 구독자들 반응도 워낙 좋고 구독자 수도 그 분야 1,2를 다툴 정도로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2. 제품 및 맛집 리뷰 읽기. 구글, 쇼핑몰, 아마존과 같은 사이트 리뷰.

미국 생활 초기에 가장 많이 들어갔던 인터넷 사이트가 아마존, nordstrom이나 saks와 같은 인터넷 쇼핑몰이었다. (지금도 많이 들어가지만. ^^)

좋은 점은 내가 사고 싶은 어떤 상품의 리뷰를 읽으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으므로 영어공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생활과 직결되는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제품 리뷰야 말로 사람들이 평소에 흔히 쓰는 표현이 많다. 옆의 미국인 친구에게 새로 산 핸드폰에 대해서 설명한다고 했을 때 거기에 나오는 표현들은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미국인들이 내가 알고 있는 어휘와 다르게 어떤 단어나 표현을 더 많이 쓰는지 알 수 있다.  

구글 맛집 리뷰도 매우 많이 보게 되는 것 중 하나다. 외국인 친구와 레스토랑이나 음식에 대한 주제로 대화를 하는 상황은 종종, 꽤 많이 발생한다. 구글 리뷰에서 익힌 표현들이 자연스럽게 대화에서 나오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참, Poshmark 나 Mercary라는 패션 중고거래 사이트도 꽤 좋다. Ebay 는 장사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고 위의 2개는 나와 같은 일반인들이 자신의 물건을 인터넷 중고마켓 플랫폼에 내놓고 파는 곳이다. 여기에 내 물건을 올리면서 자연스럽게 영작이나 표현을 찾아보게 되고, 다른 사람들의 물건에 올라와 있는 표현이나 리뷰 등을 볼 수 있다. 누군가 나에게 질문을 달면 답변도 해줘야 하므로 표현 하나하나 찾아보면서 공부가 된다.


3.  Quora (네이트 판, 네이버 지식인과 유사한 미국 사이트) 글들 읽어 보기.

여기 들어가 보면 참 재미있다. 네이버 지식인처럼 누군가 질문을 올리면 사람들이 답변을 달아주는 형태인데 지식뿐 아니라 별의별 미국인들 사는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사람 사는 방식은 다 똑같다.

약물중독, 성추행과 같은 특별한 이슈들부터 직업, 사랑, 돈, 육아, 결혼, 이혼 등 삶에 대한 이야기, 재미로 올리는 난센스적인 질문이나 실생활에서 필요한 정보까지, 살면서 접하게 되는 온갖 상황이 다 망라해 있다. 채택된 답변은 주로 길기 때문에 뉴스 기사 하나를 읽는 거와 같은 분량이지만, 몰입도는 훨씬 높다. 그만큼 읽기 편하고 이해하기 쉽게 잘 쓰인 글을 사람들이 채택하게 때문에 글의 퀄리티도 좋은 편이다.
Medium (미국 '브런치', 일반인 작가들 플랫폼)이라는 사이트도 꽤 도움이 되는데 1년에 50불이라는 구독료를 내야 해서 나는 Free로 읽을 수 있는 분량까지만 매달 읽는 중이다. 구독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할 만큼 글의 퀄리티가 좋고 좀 더 수준 높은 영어회화 및 Writing 연습으로 확장이 가능하다.





요약하면 이 정도가 왕초보 영어 회화를 극복한 나의 영어공부법이며, 지금도 병행하고 있는 방법이다. 영어 공부에 왕도는 없고 많이 접하고 읽고 쓸수록 느는 게 당연하다. 언어 공부의 핵심은 반복학습, 그리고 최대한 노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많이 읽고 많이 써보는 건 기본 중의 기본이다.

당연히 리딩! 은 정말 중요해서 여러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어떤 리딩'을 하느냐가 성공을 결정한다.

자신의 실력에 대해서 나만큼 잘 아는 사람은 없다. 나만의 가이드라인을 세워서 단계적으로 맞는 방법을 찾아가야 한다. 나는 무지렁이 같던 미국 생활 초기 단계에 위와 같은 방법을 선택했다.

미국 생활 정착기, 초보 영어 회화 공부 단계에서 막막함을 가지고 계신 분들에게, 남들이 별로 추천하지 않았던 (너무나 당연해서 일지도? ) 나만의 방법을 한번 추천해 보았다. 미약하나마 도움이 되시길 바라며... :)


P.S: 며칠 전에 산 이 책, 이것은 끝까지 읽을 수 있을까?

음악, 책으로라도 배워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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