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에서 집으로

(20일의 혼자여행을 마치고)

by 파랑새 앵선


일요일에 서울로 올라가는 길이 traffic이 심하다고 해서,

예정보다 하루 앞당겨, 새벽부터 짐을 챙긴다.


왜 이렇게 짐은 많은지!

챙기고 또 챙겨도 끝이 없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는 꼭 필요한 것도 많지만 버려야 할 것도 많건만,

버리지 못하고 아깝다고 쌓아두는 것이 많음을 또 느낀다.

여행 와서 필요할 것 같아 싸들고 온 짐 중에 한 번도 풀어보지 못한 짐도 있으니....

집에 가면 쓸데없이 아깝다고 쌓아둔 짐부터 정리해야겠다.


새벽 고속버스를 타고 내려온 아들을 만나러 가는 길에 fm에서 나오는 음악을 들으니 괜스레 눈물이 주르르 흐른다.

혼자의 20여 일의 삶이 슬퍼서도 아니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기뻐서도 아니고,

아직도 남아있는 숙제 같은 삶 때문일까?

여태껏 쌓여있던 상처의 아픔 때문일까?

나도 모를 회한일까?



집에 오니'할머니를 기다리는 손주들의 포옹이 너무 따듯하다.

이들이 나의 희망인 것을!

이들이 나의 기쁨인 것을!

감사하며 껴안는다.

볼을 비비며 행복해하며, 손주들의 손을 붙잡고 앞뜰에 열린 감을 따며, 이 순간을 놓칠까 봐 열심히 사진을 찍어댄다.


감처럼 탐스럽고 맛있는 손주들의 앞날을 위해 기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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