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모성애는 그저 현실이고 행동이다
모성애란 무엇일까
엄마가
아이를 지키려는 마음?
아이를 보호하는 마음?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
내가 그간 매스컴이나 책 등을 통해 접한 모성애는 일종의 신화적인 요소가 담겨 있다.
아이를 향한 엄마의 무한한 사랑.
어떤 희생과 위험이 닥치더라도 감당하며 인내하는 지고지순한 사랑.
'본능'이라 여겨지며 당연시 된 사랑.
(요즘은 모성애가 과연 본능이냐 아니냐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마치 어느 명화처럼 아이를 품에 안은 온화한 얼굴의 여인의 머리 뒤로 황금빛 후광이 비치는 것 같은 느낌.
그런 거룩한 무언가의 것이 그동안 내가 접하여 습득해 고정 되어버린 모성애라는 관념이었다.
내가 엄마가 되면서 가장 궁금했던 것 중 하나가 모성애다.
언제 찾아올까.
어떤 모양일까.
어떤 느낌일까.
나에게 모성애가 생겼다는 걸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모성애로 인해 나에게 어떤 변화가 찾아올까.
나는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는걸까.
아이를 품어 열 달을 기다리고
고통의 시간을 거쳐 출산과 산후조리를 하며
조마조마한 신생아 시기를 거쳐
나름의 안정적 시기인 지금에 이르기까지
나에게는 모성애와 관련된 느낌이나 변화가 없다.
그럼 나는 모성애 없는 엄마인가?
내가 생각하는 모성애란
'책임감'이다.
온전히
나 때문에
나 하나 믿고 와준
아이니까.
그런 아이를 소중히 여기며
최고는 아니라 해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해야 한다는 마음.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가지고 있는
모성애이다.
몸과 마음이 지칠 때로 지쳐
재빠른 동작이 아니어도
웃는 얼굴이 아니어도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난 기쁨이 아니어도
노는 아이 옆에서 몰래 핸드폰을 하는 때가 있음에도
보채는 아이를 달래다 지쳐 도망가고 싶은 때가 있음에도
아이 낳기 전의 내 모습을 그리워 하는 때가 있음에도
보채는 아이를 내 나름의 방식대로 달래며
분유를 타며
기저귀를 갈며
기꺼이
오물을 내 손에 묻혀가며 상황을 수습하는 것.
잠든 아이의 얼굴에 미안하다 말 하면서
내일이면 다시 반복되는 지루하고 지겹기까지 한 순간들을
버티며 나가는 것.
그러한 책임감이
내가 지닌 모성애다.
내 모성애에는 어떠한 거룩함이나 신화적인 요소가 담겨있지 않다.
그저 현실이고 행동이다.
그러나 그 안에는 말로 형용 할 수 없는 '진심'이 담겨있다.
그 진심 하나로
나는 오늘도
내 아이를 마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