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갈 젖꼭지

그때는 나도 몸과 마음이 자라 쪽쪽이 없이 아이를 달래겠지

by 블루블라썸

비교적 잘 자는 아이였는데

오늘따라 유독 보채고 운다.


그나마 안고 있으면 잠이 들려하다가도

내려놓는 순간 두 눈을 번쩍 뜨며 울기 시작한다.


큰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어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 아프다.


잠자는 때를 놓쳐버리니 짜증까지 더해졌다.


어르고 달래기, 잠깐의 외출, 목욕, 분유 등

어떠한 방법도 소용이 없다.


몸과 마음이 지쳐

서랍 깊숙이 간직해 둔 비장의 무기를 꺼내 든다.




'공갈젖꼭지'

일명 쪽쪽이.


우는 아이 얼굴과 손에 든 쪽쪽이를 번갈아 보며

잠시 망설인다.


쪽쪽이에 대한 여러 의견이 있다.

쪽쪽이와 손가락을 비교하며 어느 게 더 나은 지부터

쪽쪽이의 득과 실까지.


실제 아이를 키워본 엄마들과

전문가 모두 의견이 분분하다.


아는 게 병이라고 잠시 고민하다 쪽쪽이를 물렸다.


좋고 나쁨, 득과 실을 떠나 아이 스스로 자기 마음을

다스릴 무언가가 필요해 보였다.


아직 자기 손가락도 못 빠는 아이에게

스스로 마음을 진정시키라는 게

너무 가혹해 보였다면

엄마라는 존재의 지나친 감정이입일까.


물론 쪽쪽이 외의 다른 방법을 찾지 못한

내 부족함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게 아이와 나의 능력의 접점이라면

그것대로 어쩔 수 없으리라.




다행히 아이는 처음 무는 쪽쪽이를 너무 잘 물어줬고

곧 잠들었다.

두 눈을 꼭 감고 자면서 쪽쪽쪽 빠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


방금까지 나를 절망과 좌절로 몰고 간 존재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을 만큼.


입에서 쪽쪽이가 빠져 잠에서 깨어나기에

다시 물려줬다.

이후 또 빠질 것 같으니 아이 스스로 손 싸개로 감싼

조막만 한 손을 입에 갖다 댄다.

정말 극강의 귀여움이다.




아이는

한 번 푹 자고 나니 컨디션이 돌아왔다.

분유도 잘 먹고 쪽쪽이를 물리지 않아도 잘 잔다.

비장의 무기는 역시 위대했다.

종종 애용하게 될 것 같다.

꾸벅 절하고 조심스레 서랍 안에 넣어 둔다.


시간이 조금 더 흐르면...

아이가 지금보다는 몸과 마음이 자라

쪽쪽이 없이 자기 마음을 다스리는 날이 오겠지?


그때는 나도 지금보다는 몸과 마음이 자라

쪽쪽이 없이 아이를 달래겠지?


그날이 올 것이다.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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