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한참 인기가 많던 대중가요 별 보러 가자, 이 노래를 듣고 나는 이게 왜 인기가 많을까 생각했었다.
별구경과 천문학을 사랑하는 나이기 이전에 집에 누워있는 걸 너무나 사랑하는 집순이의 자아가 더 큰 나에게 갑자기 남편이나 친구가 전화로 잠깐 나와서 별 보러 가자고 한다면 그것은 낭만이라기보다는 어떻게 거절해야 잘 거절할까 하고 고민하게 만드는 조금 번거로운 일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실제로 걸어서 갈 만한 거리에서는 도심의 광공해 때문에 겉보기 등급이 높은 몇 개의 별들이나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정도이니, 별구경보다는 좋아하는 사람을 갑자기 불러낼 좋은 핑곗거리 정도였구나 싶었다.
노래 가사도 결론은 밤에 같이 걷고 싶다는 내용이었던 것 같아서 좋을 때군~ 하고 말았다.
그런데 얼마 전 나와는 상관없을 것 같은 이 낭만을 즐길 일이 생겼다.
남편과 나는 평소에도 별 보는 걸 워낙 좋아하는 편이라 밤에 하늘이 조금만 맑으면 한참 동안 천체지도 어플과 하늘을 번갈아보며 별구경을 하기도 하고, 조용한 곳으로 여행을 가면 하늘부터 올려다보기도 했었다.
하지만 오직 별구경만을 위하여 어딘가로 따로 가본 일은 없었다.
둘 다 워낙 집에 붙어있기를 좋아하다 보니 어디 간 김에 또는 나온 김에 별도 보자~ 였지, 오직 별을 보기 위해서 어딘가를 가본 적은 없었다.
여행 간 지역에 마침 천문대가 있어서 관측 행사에 참여한 적은 있긴 하지만 별을 보기 위해 여행을 간 것은 아니었으니까..ㅎ
아무튼 불금의 외식장소로 얼마 전에 동네에 오픈한 무한리필 고깃집을 선택한 우리는 엄청난 학생 인파에 그만 기가 쏙 빠지고 말았다.
소화력이 점점 나빠져 무한리필집을 별로 선호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음식들이 제법 맛있는 편이라며 추천받아서 가보게 된 게 화근이었다.
마침 개학전주라 학생들이 엄청나게 많았고, 학생들은 에너지가 넘쳤고, 수다를 듣는 것만으로 이미 진이 빠져버렸다.
고기를 먹는 둥 마는 둥 하며 한 시간도 채 못 있다가 급하게 나온 나는 얼른 집에 가서 지친 몸을 뉘이고 쉬고 싶었다.
하지만 남편은 이대로 집에 들어가기에는 불금이 아쉽다며 갑자기 별을 보러 가자는 것이었다.
마침 그믐이라 달도 없고, 하늘도 굉장히 맑아서 도심 한가운데에서도 목성과 화성이 평소보다 더 선명하게 육안으로 보였다.
인파에 지친 나는 별을 볼 수 있는 곳이면 조용하겠지 하는 생각으로 흔쾌히 남편의 제안을 수락했다.
아무 준비도 없이 훌쩍 떠난 곳은 우리가 사는 지역 근교의 산책로가 잘 구비된, 산으로 둘러싸인 저수지였다.
마침 그곳의 매점이 열려있어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한 개씩 사들고 본격적인 별구경을 시작했다.
당연히 도심에서 볼 때보다는 훨씬 잘 보였지만, 산책로가 워낙 잘 되어있다 보니 여기저기 밝은 조명들이 안전은 지켜주었지만 별구경에는 굉장히 방해가 되는 것이었다.
어둠이 조금 무섭겠지만 산에 있는 도로로 가면 잘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우리는 빠르게 차에 올라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