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짐을 찾는 그들처럼, 결국 우리도
카라와 셋쇼마루의 관계도 그렇다.
엄청 마음이 친하다기보다는,
서로에게 마음을 둘 수 있는 사이였다.
대화 한마디, 행동 하나에도 의지가 되었고,
꿈을 키워주는 이가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관계는 특별한 의미를 가졌다.
우리가 살아가며 맺는 수많은 관계도 그렇다.
관계란 정말 말로 다 형용할 수 없는 영역이다.
사랑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고,
우정이라고만 하기에도 부족한,
애매하지만 강렬한 끌림 속에서 자라난다.
관계는 쌓이는 방식에 따라 깊이와 높이가 달라진다.
때로는 작은 조각처럼 한순간에 쌓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자극이 오면 쉽게 무너져버리기도 한다.
무너지는 데는 짧은 시간이 걸리지만,
다시 쌓아 올리려면 긴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미 한 번 쌓아본 경험이 있기에 요령도 생긴다.
비록 완벽하지 않고 흠집이 남아 있더라도
우리는 다시 관계를 이어간다.
그 과정에서 얻어지는 건 깨끗한 수정 같은 완벽함이 아니라,
파편들이 모여 빛을 내는 또 다른 형태다.
사혼의 구슬이 수많은 영혼의 조각들이 모여
하나의 힘을 만들어내듯,
관계 또한 수많은 기억과 감정의 파편이
겹겹이 쌓여 빛을 낸다.
때론 금이 가고, 흩어졌다가 다시 모이지만,
그 불완전함 속에서 오히려 더 단단해진다.
셋쇼마루와 카라처럼,
꼭 사랑이라고 말할 수 없더라도,
서로에게 마음을 두고 의지할 수 있는 것.
그것이 관계가 지닌 힘이고,
우리가 끝내 관계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