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명확한 주제와 독자 타깃 설정, 준비된 샘플 글 발행
약 7개월가량의 출간 준비가 드디어, 차주면 끝이다. 나는 전문적으로 글쓰기를 배운 적도 없고, 이제껏 살면서 글과 관련된 어떤 일도 해 본 적이 없다. 그런 내가 브런치를 시작하고, 출간 제의를 받아 인생의 첫 책을 세상에 선보인다.
설렘과 뿌듯한 마음과 동시에, 새싹 작가이자, 낮에는 회사에서 일하는 평범한 직장인으로서 고군분투한 지난 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눈 앞을 스친다. 하여 책 출간을 꿈꾸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참고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간의 출간 여정을 자유롭게 적어 본다.
*(들어가기 앞서) 아래 내용들은 순전히 저의 경험을 토대로 작성한 것으로, 책 출간에 대해 절대 100% 정답이라고 볼 수 없으며 노하우라고 하기도 송구합니다.
그러니 어디까지나 '참고'로 가볍게 읽어주시면 (혹은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출판계에 정통하거나, n번째 출간을 했거나, 혹 기성 작가분들이 보시면 많이 어설프고 어쩌면, 다소 우스꽝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끄럽지만 저의 출간 수기를 공유하는 것은, 지난날의 저처럼 행여 남이 알까 부끄러워 감히 입 밖에 담지도 못했지만, 마음 한 켠에는 언제나 내 이름 석자 박힌 책 출간을 꿈꿔왔던 필자님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입니다. 그러니 부디 너그러운 마음과 부드러운 시선으로 즐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D
[brunch] 작가님께 새로운 제안이 도착하였습니다!
브런치에 첫 글을 포스팅한 날(2020.05.24)을 포함해, 정확히 12일째 되는 날 출판사로부터 출간 메일을 받았습니다. 약 2주 만에 출간 제의를 받은 셈입니다.
브런치 플랫폼 특성을 감안했을 때, 저의 최종 목표가 출간이긴 했습니다. 그러나 평범한 직장인이자, 인플루언서의 '인'자에도 못 미치는, 유명세라고는 전혀 없는 저의 꿈이 이렇게 빨리 실현되리라고 예상치 못했습니다. 솔직히 시간이 꽤 걸릴 줄 알았습니다.
운인가? 실력인가?
전문 작가도 아닌 제게 순식간에 찾아온 기회가 처음에는 굉장한 잭팟처럼 느껴졌습니다. 물론 맞습니다.
그러나 저도 저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도전한 일이기도 했습니다.
일단 작가 심사를 통과하고, 브런치의 기능들을 하나하나 정독했습니다. 그 후, 최소 글 10편을 포스팅해야 소위 '묶음 발행'할 수 있는 "브런치 북"을 발행하는 것을 첫 목표로 잡았습니다. 브런치 북 소재는 브런치를 시작하기 전부터 염두에 두었던 4~5개의 글 주제들이 있었는데, 그 당시 현재 진행형으로 제 삶과 가장 맞닿아 있는 "1인 가구 이야기"를 가장 먼저 진행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제가 마음속에 뽑아둔 글 주제들은 주로 제 정체성과 경험과 관련된 것들이었습니다. 자유주제로 무턱대로 글을 쓰면 일기가 아닌 이상 진도가 쉽게 나가지 않을 것 같아, 저의 정체성을 몇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보고 그 안에서 브런치 북의 주제들을 뽑아내는 일을 했습니다. 더불어 해당 주제들의 주요 예상 독자 (타겟층)을 나름대로 설정해 봤습니다.
가령 저의 가장 큰 정체성인 '#10년 차 직장인'이란 키워드를 가지고
1. 주제: 대기업 10년 체험수기 - 타깃: 2535 직장인(현직자), 3545 전 진장인(퇴직자)
2. 주제: 수행했던 직군, 직무에 대한 경험 - 타깃: E커머스 MD, 마케터, 사업개발 및 전략기획 직무 희망자 (공감 및 참고용)
3. 주제: 수행했던 or 수행하고 있는 일의 전문적인 인사이트 - 타깃: 관련 업계 종사자 및 헤드헌터
4. 주제: 자기 계발 - 회사와 병행했던 (특수) 대학원 경험 관련 - 타깃: 해당 학교를 준비하고 있는 2035
이런 식으로 쭉 적어보며 브런치 북 주제들과 제 글들에 반응을 보일 예상 독자 타겟층을 정리해 보았고, 그 결과 지금은 탈락한 주제들도, 방향성이 바뀐 주제들이 있지만 저만의 연간 라인업을 완성했습니다.
이 작업들은 각 에피소드들의 소재를 떠올리고 실제 글 쓰는 시간들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데 유용했습니다. 가령 제가 하려는 이야기의 큰 주제들이 제 나름대로 확정된 상태라 가장 첫 주제인 "1인 가구의 삶"이란 주제를 언제, 어디서나, 말 그대로 틈만 나면 주제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출퇴근 지하철 안에서나, 잠들기 전, 샤워하면서, 지인들과 약속 전과 같은 같은 일상의 틈새 시간들 속에서 주구장창 아이데이션 했습니다. 그때 떠오른 에피소드 글감들은 바로 핸드폰 메모장에 기록해 두었고, 본문 내용들도 머릿속으로 생각해두어 퇴근 후, 혹은 주말에 단시간, 빠르게 집중해 초고들을 완성했습니다.
Ready~ Go!
초반 1일 1 포스팅
"(구) 1인 가구 이야기, (현) 독립하면 저절로 되는 줄 알았어" 같은 경우 역시 총 10편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에 미리 준비해 두었던 4~5개의 글들을 브런치 작가 승인이 되자마자 1일 1 발행하며 쭉쭉 포스팅했습니다.
1주일도 안돼서 이미 5개의 글들이 발행된 상태였고, 그 글들을 보고 출판사에서 컨택이 왔습니다. 오프 더 레코드로 출판사 관계자님께서도 저의 빠른 포스팅 속도에 제법 놀랐다고 하셨습니다. 제가 "사실 미리 다 써놨던 글이고, 지금도 열심히 세이브 글들을 만드는 중이고 앞으로도 쭉쭉 올라갈 겁니다. 기대하세요!"라고 말씀드리니 (약간, '어머 얘 봐라~' 느낌으로) 크게 웃으시더라구요.
입장을 바꿔 제가 만약 출간 제안자라도 일단 '샘플 글'들이 좀 쌓여 있어야 해당 필자와 협업에 대해 심도 깊게 고민할 것 같고 앞으로 '계획'도 있다고 하면 더 적극적인 협업 의지가 생길 것 같았습니다.
정리하자면,
1. 자신이 가장 자신 있는 or 쓰고 싶은 명확한 글 주제와 예상 독자 타겟층 설정하기
2. 최소 4~5개의 글을 미리 써두고 속도감 있게 1일 1 포스팅하여 나만의 샘플 글(레퍼런스) 쌓기
정도가 제가 브런치를 시작한 지 채 2주도 되지 않아 출간 제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