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로서 나를 어디까지 드러낼 것인가

08. 작가 소개, 작가의 말, 작가 사진

by 도시 언니


필명 vs 실명 출간


요즘은 조직이나 소속의 타이틀이 아니라 '개인 그 자체'가 브랜드가 되는 시대라는 점을 부정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과거에는 TV 같은 메스 미디어에 나오는 사람들만 유명인이 되는 줄 알았는데, 바야흐로 1인 미디어 시대가 도래하자 우리 주변에도 연예인 못지않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플루언서'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작가도 예외는 아닙니다. 특정 작가의 이름은 단순히 도서 판매에만 영향력을 끼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목소리가 사회 전반적으로 엄청난 파급력을 행사하니까요.


작가로서 독자들에게 '자신을 어디까지 드러낼 것인가'하는 부분은 출간 직전까지 제게 참 고민스러운 부분이었습니다. 브런치에 사용하던 필명과 동일하게 책을 출간해 제 신분을 드러내지 않을 것인가, 아니면 시원하게 실명을 공개해 신분이 노출되는 것을 감내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심적으로 엄청난 번뇌를 안겨 줬습니다.


특히 저처럼 전업 작가가 아닌 본업과 소속된 조직이 있는 분들이라면 더더욱 공감하실 겁니다. 여가시간에 취미로 글을 쓰는 것과, 그 결과물을 모아 책을 출간하는 일이 소속된 조직의 사규에 어긋나는 일도 아닌데 뭐가 그렇게 고민일까, 싶으실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솔직히 저는 개인의 의지가 투영되지 않은 무분별한 신상 노출에 대해 어릴 때부터 마음 한편에 두려운 마음을 늘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판에 최종 '실명 출간'을 결심했습니다. 지금 제가 하는 일과 소속된 조직에 영원히 몸담을 것은 아니지만, 저만의 창작물이 혹여 제 사후에라도 제 이름으로 살아남길 바라는 원대한 바람이 결국 두려운 마음을 이겼기 때문입니다. 거창하게 개인 브랜딩이니, 인플루언서로의 유명세니, 작가로서의 이름값 같은 것들은 감히 바랄 수 도 없는 입장이지만, 제 에세이집 <독립하면 저절로 되는 줄 알았어>는 제 경험을 토대로 한 이야기가 대부분이니 실명으로 출간해 조금 더 리얼리티를 더하고 싶은 마음도 컸습니다.


그리고 꼭 실명으로 출간해야 하는 법은 없으나 혹 나중에 여러 행정적 등록이나 제도적 혜택을 위해서라면 필명보다는 실명 사용이 훨씬 용이합니다. 필명으로 출간하면 결국 나중에 또다시 창작물에 대해 작가로서 '본인 인증'을 해야 하는 과정이 수반되어야 하고, 혹 국가나 단체를 상대로 개인의 '예술적 활동'을 증명하기 위한 '예술인 경력 등록이나, 예술인 자격 획득'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면 실명으로 작업물을 공개해 두는 것이 훨씬 편리하니 이 부분까지 고려해 결정했습니다.




작가 소개, 작가의 말

책의 겉표지를 넘기면 제일 먼저 작가의 간단한 약력을 포함한 작가 소개글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 들어갈 내용 역시 자가가 별도로 준비해야 합니다. 기성 작가가 아닌 저 같은 새싹 작가들은 이 영역 또한 거시적 관점에서 책 PR의 일환으로 볼 수 있으니, 간단한 책 내용과 더불어 이왕이면 본인의 개성이 잘 드러나는 재기 발랄한 내용이 들어가면 좋겠죠.


말이 쉽지, 책을 한 권 써봐도 '참신하면서도 재기발랄 할 것, 동시에 책의 핵심 내용을 압축적으로 전달하면서 독자에게 흥미를 유발할 것'이라는 주문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몇 날 며칠을 고민하다가 결국 '취준생' 시절에 수십 장의 '자기소개서'를 쓰던 기억을 복기해 앞표지에 들어갈 10줄 정도의 짧은 '작가의 말'을 완성했습니다. 아직 취준생 단계를 거치지 않은 분들은 대입 전형 자소서를 쓴다고 상상해 보세요. 솔직히 생각만 해도 부담감에 뒷골이 당기긴 하는데, 그래도 난해한 현학적인 메시지보다 제삼자에게 본인을 텍스트로 조금 흥미롭고 선명하게 드러내는 작업이라고 생각하시면 마음의 부담이 조금 덜할 것 같습니다.


아무리 고민해도 신통한 글귀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그냥 심플하게 현재 본인의 소속된 단체나 졸업한 학교, 혹은 과거에 소속되었던 기타 단체, (혹시 있다면) 수상 경력 같은 것들을 약력으로 쭉 넣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 '복세편살(복잡한 세상에 편하게 살자)' 하시자고요! 사실 내용이 좋다면 아무렴 작가 약력이나 소개글 따위가 조금 부실한들 어떻겠습니까!




작가 프로필 사진 촬영

이 부분은 별도의 에피소드로 하나 뽑아볼까 생각했는데 작가 데뷔한다고 신바람이 나서 개인 프로필 사진도 따로 찍었다고 말하자니 여간 쑥스러운게 아니라 짧게 지나가려 합니다. 필명을 쓰는 것처럼 본인을 전혀 드러내지 않아도 무방하니, 개인 사진이 책에 들어가게 하느냐 마느냐 하는 것도 온전히 작가 개인의 선택입니다. 저는 편집자님과 상의 결과 그래도 일단 개인 프로필 사진이 있으면 온라인 서점에 작가 등록에도 용이하게 사용되고, 작은 독립 서점에서도 책 홍보에 유용하다 말씀 주셔서 큰 맘먹고 동네 사진관에서 프로필 사진을 찍어봤습니다.


온라인으로 서치 해보니 적게는 5~10만 원대, 많게는 20~30만 원대 프로필 사진 촬영 비용이 소요되는 것을 보고 저는 집과 가깝고 상대적으로 촬영 비용이 저렴한, 10만 원 이하의 가성비 좋은 곳에서 촬영했습니다. 촬영에 헤어 메이크업은 준비 비용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따로 알아봐 역시 사는 곳 근처의 개인 샵에서 각각 5만 원씩 따로 비용을 들여 받고 사진관으로 갔습니다. 의상은 되도록 심플한 것이 좋다는 주변 지인들의 의견에 따라, 화이트 컬러와 블랙 컬러 셔츠를 하나씩 준비 갔습니다. 중간에 한 번 의상 체인지를 하고 A/B 컷으로 2개 촬영한 것을 컬러본 vs 흑백 본으로 각각 베리에이션 해 총 4개의 사진을 준비했습니다. 절대적인 룰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작가 사진을 '흑백 본'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꼭 흑백 버전도 준비해 두셨으면 합니다.


프로필 촬영이 좀 떨리고 걱정됐는데 제가 간 곳의 스튜디오의 사진사님께서 워낙 베테랑이셔서 촬영 전 '책 출간 작가용'이라고 말씀드리자, 포즈와 표정까지 세세히 잡아주셨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생각보다 싱겁게(?) 촬영이 끝났고 사진 작업의 꽃인 '보정 작업'을 거쳐 최종본을 출판사에 넘겼습니다. 어떤 사진관에서 찍을 것인가, 몇 장이나 찍을 것인가, 얼마만큼의 비용을 지불할 것인가는 순전히 개인의 선택의 몫이라 제가 감히 고나리 할 순 없지만 이왕에 사진을 공개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본인 마음에 쏙 드는 사진으로 활용하시길 조언드리고 싶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어쩌면 제 사후에도 이 지구 상에 남아 있을지도 모르는 사진이니까요.


오늘은 이쯤에서 줄이고 다음 편에서 책 표지 선정, 출판사와 마케팅과 홍보 방안 상의하기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덧붙여,


<독립하면 저절로 되는 줄 알았어>의 전자책 (e북)도 출간되어 소식을 전합니다. 전자책도 많이 응원해 주세요:D

https://book.naver.com/bookdb/price.nhn?bid=17851442#ebook_pr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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