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은 어떻게 지어야 잘 지었다고 소문이 날까?

07. 책 제목 정하는 방법 추천

by 도시 언니


책 제목 정하기


하루에도 셀 수 없이 많은 책들이 출간되는데 그중 경쟁자들을 제치고(?) 독자들에게 소위 '먹히는' 제목이 무엇일까, 오랫동안 노심초사했습니다. 책 제목은 판매와 직결되는 중요한 부분이니 글을 쓰는 것만큼이나 신중해야 했으니까요. 처음 출판사와 계약 당시 사용하던 '1인 가구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가제'였습니다. 1인 가구 이야기는 직관적이긴 했지만, 별로 특색이나 매력 있지 않아 보여 최종 제목으로 쓰기에는 영 성에 차지 않았습니다.


제 글들을 관통하는 키워드인 '독립, 자취, 1인 가구' 같은 것들이 드러나면서, 위트 있고 동시에 센스 넘치는, 소위 '대박 칠만한' 타이틀이 여간해서 쉽게 떠오르지 않더라고요. 오히려 글이 생각대로 술술 풀리지 않아 고생했던 것보다 제목 정하기는 차원이 다른 '창작의 고통'을 안겨 줬습니다. 또 이름 없는 작가로서 승부를 볼 것은 '눈에 띄는 책 제목과 표지' 밖에 없다고 생각해 심적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트렌드 조사

일단 뾰족한 묘수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뭐니 뭐니 해도 '남들 뭐하나 살펴보는 것', 소위 '벤치마킹' 전략이 최고죠. 그래서 일단 대형 서점 온라인 사이트의 '시/에세이'분야 베스트셀러 책들의 제목을 쭉 살펴봤습니다. 사전 미팅에서 편집자님께서도 책 제목(타이틀)들도 그때그때 유행(트렌드) 같은 것들이 있다고 말씀 주셨는데, 아니나 다를까, 조금만 살펴보시면 일명 Feel(느낌)이 옵니다.

감히 제가 요즘 에세이 트렌드를 함부로 단언할 수 없지만, 요즘 인기 있는 책들을 보면서 '제목이 꽤 길군, 문장 완결형 제목도 많이 쓰는구나!'라는 점과 '제목이 길어도 글 주제에 대해 굉장히 직관적으로 표현하네'은 일종의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가령 에세이 분야 베스트셀러인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혹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아도 괜찮아' 같은 책 제목들을 참고하며 저도 '주제를 직접 드러내는 문장형으로 타이틀을 지어야지!'라고 마음먹었습니다.




마음의 짐 덜기

혼자 제목 정하기가 너무 괴롭고 벅차게 느껴진다면, 적극적으로 주변에 도움을 청하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저 역시 제가 뭔가가 떠오를 때마다 휴대폰 메모장에 기록해두긴 했지만, 지인들과 사적 만남에서 종종 책 제목 관련 의견을 구했습니다. 대부분 농담 삼아 가볍게 같이 고민해 줬지만, 시시껄렁한 수다 사이에서도 의외로 꽤 '알맹이가 있는 아이디어'들을 건지는 작은 수확을 거두기도 했습니다. 막판에는 거의 90% 심중에 둔 책 제목에 대해 잠재적 독자들의 반응을 미리 살펴볼 수도 있었습니다.


업계 전문 종사자인 저의 편집자님의 조언과 의견도 적극 활용했습니다. 아무리 제가 머리를 끙끙 싸매고 고민해 보았자 작은 우물 안에서 광활한 하늘을 바라보며 상상하는 개구리 신세니, 정말 '필드'에 계신 분의 의견이 매우 소중했습니다. 중간중간 원고를 송부해드릴 때마다 생각했던 제목들도 2~3개씩 공유드리며 주시는 피드백들을 감안해 제목 후보군들을 점점 좁혀 갔습니다. 물론 제 편집자님은 창작자인 제 의견을 90% 이상 지지해 주셨고, 특별히 어떤 바운더리나 가이드 같은 것들을 설정해 주시진 않았습니다. 저보다는 조금 더 '시장성과 판매 가능성'에 감이 있는 분이시니 그 부분에서 섬세한 피드백들을 주셨습니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자


그럼에도 여전히 마음이 복잡하고 아이디어가 영 떠오르지 않는다면, 딱히 주변에 도움을 구할 지인이나 전문가도 없다면 그냥 단순하고 직설적으로 접근하시라고 조언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마음이 복잡하다는 것은 검증되지 않는 시장성에 대한 불안함, 본인 글에 대한 낮은 자신감을 '한 방에, 자극적이고, 엣지있는 제목'으로 어떻게든 포장해서 1부라도 더 팔고 싶은 본인의 욕심이 마음 한 구석에 계속 따라다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런 생각도 100% 잘못되었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라도 '눈에 확 띄는 제목'을 정해 시장에서 히트시키는 것도 또 다른 엄청난 능력이니까요.


그러나 그 또한 그리 쉬운 일이 아니죠. 사실 알맹이가 단단하면 껍데기야 어떻든 무엇이 중요할까 싶지만, 그래도 처음으로 독자들을 마주하는 가장 첫 관문인 '책 제목'이 기왕이면 제 마음에 쏙 들었으면 하는 마음에 최종 제목을 거의 초고 완성 직전까지 못 정했습니다. 안 되겠다 싶어 나중에는 아예 마음속으로 데드라인을 정해 'OO월 xx일, 이때까지만 생각하고, 그중에 제일 마음에 드는 것으로 하자' 마음먹고 매듭 지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제목이 <독립하면 저절로 되는 줄 알았어>입니다. 1인 가구나 혼자 사는 삶에 대한 로망보다 '독립'이라는 키워드를 가장 강조해, 제목만 들어도 '1명의 인간으로서 독립적인 생활은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잠재적 독자님들이 충분히 예상 가능하도록, 직관적으로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니 출간을 앞두고 여전히 책 제목 정하는 것이 안갯속을 헤매는 것처럼 어렵고 제자리걸음이시라면,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단순히 본인의 글이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를 전하는 것에 집중해 보시는 것이 어떨까, 감히 조언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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