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에 바란다
겨울비여, 나는
임현숙
겨울비 지칠 줄 모르고 퍼붓고
헐거워진 몸 창가 의자에 붙어
빈 껍데기가 되어간다
멍하니 바라보는 거리엔
힘차게 달리는 자동차들
나도 저런 때가 있었지
허탈한 실소
반쯤 빈 몸을 의자에서 떼어내며
또르륵 즐거운 빗방울에
하소연한다
번개 번쩍인다면
마른 지푸라기 감성에 불붙겠니
벼락이라도 우르릉한다면
무른 연필심 단단해질까
눈 감으면 떠오르던 먼 그리움
말라버린 눈물조차도
새살처럼 돋아나기를
겨울비여
나는
총총히 살아 있고 싶다.
-림(20220204)